구본무 LG그룹 회장의 6촌 구본호 씨가 지난 19일 전격 체포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조사를 받았다.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 회장의 동생 구정회 고문의 손자인 구 씨는 증권가에서 '미다스(Midas)의 손'으로 불려왔다. 투자하는 종목마다 상한가를 기록하며, 막대한 수익을 거뒀기 때문.
구본호 씨는 지난 2006년 9월 미디어솔루션(현 레드캡투어)을 인수하며 코스닥 시장에 등장했다. 이후 구본호 씨는 액티패스, 동일철강, 엠피씨 등 코스닥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했고, 그때마다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구 씨가 큰 돈을 벌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재벌가문의 후광을 활용한 불법, 편법 행위가 있다는 소문도 늘 따라다녔다.
구 씨는 처음 주식을 살 때는 경영에 참가할 것처럼 공시를 띄우곤 했다. 재벌가 3세의 경영 참여 소식을 접한 일반 투자자들이 구 씨가 투자한 주식을 사서 주가가 오르면, 구 씨는 곧 주식을 팔아치웠다.
구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다양하다.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허위 공시, 코스닥 기업 관계자들과 공모한 '내부자 거래' 등이다.
검찰은 특히 구 씨가 시가보다 싼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제3자 유상증자 배정 방식을 이용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이 구 씨에게 주식을 발행해 넘긴 과정에서 부당한 공모가 있었으리라는 것.
구 씨에 대한 수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또 있다. 구 씨는 지난 2006년 레드캡투어를 인수한 뒤, 유상증자 제3자 배정방식을 통해 주식 20만 주를 주당 7000원에 글로리초이스차이나에 넘겼다.
글로리 초이스 차이나는 중국계 회사이며, 재미교포 무기거래상 조풍언 씨가 실소유주라고 알려져 있다.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측근인 조풍언 씨는 대우그룹 퇴출 저지를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일 전 의원 등에게 거액이 돈을 건네며 불법 로비를 했다는 이유로 현재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구본호 씨가 조풍언 씨의 자금 관리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검찰은 구 씨 외에도 다른 재벌 2ㆍ3세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재벌 2ㆍ3세들이 코스닥 주식 종목에 '기획성 투자'를 해 큰 수익을 내는 과정에서 내부거래, 주가조작 등의 위법행위를 해 증권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있어 이들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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