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이러니 이거 야단났다.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전국 680개 스크린에서 160만을 넘는 관객을 단 3일만에 싹쓸이 했다는 얘기 아니냐구? 그건 아니다. 그건 예상했던 일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가운데 몇몇 작품은 늘 그런 식이었다. 그보다는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부터 일부 큰 영화만 살아남고 작은 영화든 뭐든 '씨가 마르는'식의, 영화의 '종다양성'이 사라지는 현상이 벌써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래 가지고 사람들이 영화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지속시킬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된다. 극장가에 영화들이 '득시글 득시글' 돼야 한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볼까 저 영화를 볼까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인디아나 존스>나 <나니아 연대기><아이언맨>같은 영화만 말고 <그들 각자의 영화관>같은 게 좀더 있어야 좋다.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고 있다. 계절적인 요인만으로 치부하기엔 영화문화의 다양성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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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이번 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다. <아임 낫 데어>같은, 토드 헤인즈 감독이 만든 톡특한 밥 딜런 전기영화가 걸린다. 호아퀸 피닉스, 마크 웰버그 주연의 <위 오운 더 나잇>은 거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같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알 파치노의 <88분>도 흥미를 자아내게 하고 태국 공포영화 <바디>도 봐줄 만 할 것이다. 로맨틱 코미디를 원하는 사람들은 <라스베가스에서 생긴 일>을 택할 것이다. 문제는 한국영화다. 뒤늦게 개봉되는 가족영화 <방울 토마토> 단 한편이다. 개성파 연기자 신구 씨의 뛰어난 연기가 사람들의 누선을 '심하게' 자극하겠지만 영화에 대한 인지도가 약하다. 인지도에 비해 영화의 내용은 충분히 주목할 만 것이며 따라서 기대 이상의 작품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흑묘백묘다. 검은 고양이든, 하얀 고양이든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을 북돋울 수 있는 작품들이 좀 즐비했으면 싶다. 밥상이 풍성해야 사는 맛이 나는 법이다. 극장가가 사는 맛을 좀 내게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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