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한 날씨 속에서 분노의 수은주가 계속 치솟고 있다. 지난 24일과 25일,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이 벌인 거리 집회를 경찰이 폭력적으로 진압하자, 시민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고조됐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폭력 진압 현장을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이 유포되고 있다.
26일 저녁, 대규모 촛불문화제
따라서 26일 저녁 7시께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대규모 촛불문화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가 마련한 문화제다.
지난 이틀 동안 67명의 시민이 강제 연행됐고, 장관 고시가 임박한 상태여서 이날 문화제는 여느 때보다 훨씬 달아오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역시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경찰은 이날 문화제를 겨냥해 가용 병력 전부를 동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이틀 동안의 경험 탓에 주최 측은 참가자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집회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참가자의 안전은 주최 측의 노력만으로 보장할 수 없다. 경찰이 다시 폭력 진압을 시도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매일 촛불 들어도, 바뀐 게 없다. 거리로 나가자" vs "청소년 안전 고려해서 자제해야"
온라인 공간에서 드러난 여론만 놓고 보면, 이날 문화제 역시 지난 이틀과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촛불문화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결국 거리 시위로 번지게 되리라는 것. 실제로 온라인 게시판 곳곳에서 '촛불문화제의 한계'를 지적하는 글이 자주 눈에 띈다.
지난 25일 촛불문화제에서도, 참가자들끼리 거센 논쟁이 벌어지곤 했다. 당시 일부 시민들은 "거의 매일 촛불을 들었지만,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히려 폭력으로 응수했다"며 "이제 거리집회에 나설 때"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민들은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참석했다는 점을 고려하여, 위험한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어긋날 수 있으므로, 거리집회를 자제해야 한다"라는 주장은 흔치 않았다.
이런 분위기를 고려하면, 경찰이 지난 이틀처럼 폭력적인 대응을 할 경우 시민들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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