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황금 연휴 동안 전국 극장가에는 <아이언맨> 열풍이 불었다. 전국 누계 170여만명 수준. 오랫만에 대박이 터졌으며 5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서막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아이언맨>의 이같은 열풍은 아마도 이번 한주 더 연장되는 황금연휴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순식간에 3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이언맨>이 쓰나미 공격 탓인지 함께 개봉됐던 한국영화들은 한마디로 추풍낙엽 신세다. <비스티 보이스><가루지기>가 그 대상이 됐는데, 이같은 현격한 차이는 사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아니 누가, 5월5일 어린이날이 끼어 있는 휴일동안 호스트바를 전전하는 꽃미남 얘기나 불끈불끈 정력이 샘솟는 변강쇠 얘기를 보러 갈 것인가. 이 시기는 어린이들, 혹은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들을 선택하는 기간이다. 따라서 두 영화 모두 철저하게 배급시기를 잘못잡은 영화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특히 <가루지기>는 그같은 지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누가 이렇게 '용감한' 기획을 했냐는 비아냥 소리를 듣고 있다. 시대가 어떤 때인데 지금 정력남 얘기를 하고 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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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
하지만 돌이켜 보면 지금처럼 성수기가 시작되는 절호의 시즌에 '선수'들이 없는 것이 원인이 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 한해 우리영화는 50편이 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며 작품 수가 너무 없다 보니 시기에 적절치 않은 영화들이 '대타'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정말 엉뚱한 '대타'를 썼다. 조금은 망신살이라는 표현이 맞다. 한국영화, 도대체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아무래도 6월 개봉될 <형사 강철중>의 개봉부터 조금씩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을까 짐작된다. 하지만 그러기까지 무려 한달이 남았다. 여기저기서 한숨이 나오는 것은 그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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