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는 아무래도 5월이 가서야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5월부터 8월까지는 여름 블록버스터 기간이다. 할리우드 대작들이 쏟아질 것이고 거기에 맞서 국내 흥행작들도 대열을 정비할 것이다. 며칠 남지 않았다. 그때까지의 숨고르기 작업에서 누가 '선방'을 할 것인 가가 중요하다. 이럴 때는 외화든 한국영화든 상관이 없다. 가릴 처지가 아니다. 외화와 한국영화가 동맹관계를 맺고 시장을 지켜줘야 한다. 지난 주말은 그 역할을 <포비든 킹덤>이 맡았다. 성룡과 이연걸의 무협 대결이 펼쳐지는 만큼 대중관객들의 흥미를 끄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주말 3일동안 60만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생각같아서는 두 무협 고수가 한방 터뜨려 주기를 기대했으나 그렇게까지는 못했다. 하지만 주말 관객이 50만을 넘기기도 실로 오랫만의 일이다. 가뭄의 단비라는 얘기는 이럴 때 하는 얘기다.
<포비든 킹덤>의 1위 등극보다 오히려 눈길을 가는 것은 <테이큰>의 성적이다. 가부장의 권위를 노골적으로 복원하겠다는 이 영화는 사회상황 탓인지 소리소문없이 130만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툭하면 아이들이 유괴돼 살해되는 무지막지한 시대다. '수퍼 대디'의 출현을 바라는 사람들, 특히 아버지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랫만에 나온 '슬리퍼 히트(sleeper hit :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히트)작'이다. <포비든 킹덤>과 <테이큰>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힘겨운 승부를 벌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삼국지:용의 부활>이 100만을 넘었다는 것,
이 100만 관객을 육박하고 있다는 것 등이다. 개성있는 작품으로 평가받은 <버킷 리스트><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킬 위드 미>는 20만 선을 왔다갔다 하고 있다. 이런 류의 영화의 평균 관객동원 수치를 나타내는 것같아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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