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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학교 자율화는 노골적인 '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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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학교 자율화는 노골적인 '반동'"

"미친 말을 멈추게 하는 수밖에 없다"

"무엇을 더 알고 싶어. 방법은 없어. 싸워야지. 미친 말을 멈추도록 하는 것밖엔 방법이 없어."
  
  23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만난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은 '학교 자율화 계획'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쓴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이날 범국민교육연대, 입시폐지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한 '학교 자율화 계획 추진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세화 위원은 지난 15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학교 자율화 계획'을 두고 "이건 노골적인 반동"이라고 질타했다. 홍 위원은 '학벌없는사회', 입시폐지국민운동본부의 공동대표를 맡아 교육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얻은 작은 열매조차 재로 되돌리고 있어"
  
  "학교는 무생물이다. 지금 우리나라 학교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가. 교장과 이사장이다. 학교 자율화는 결국 교장과 이사장 마음대로라는 것이다. 왜 그런 간단한 걸 모르나."
  
  홍세화 위원은 "'자율화'라는 말은 참 좋다"며 "그러나 문제는 학교의 주인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위원은 "촌지, 찬조금, 교복 공동 구매, 0교시, 야자… 결국 학교의 '주인'들이 다 해먹던 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말하는 '학교 자율화'라는 말에 그런 뜻이 모두 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은 "일본 강점기 당시 군사학교를 본뜬 근대식 학교가 세워진 뒤로 학교의 주체는 교사, 학생, 학부모가 아니었다"며 "대한민국에 민주공화국이 들어선지 올해로 60주년인데, 공교육의 소명은 국민을 민주공화국의 구성원으로 만드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학생, 교사, 학부모라는 주체들이 실제 학교의 주인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이 기본적인 것조차 안 되있는 상황에서 학교 자율화를 얘기하는 건 그나마 지난 20년간 학원 민주화 운동으로 조금 얻은 열매조차 재로 되돌리는 노골적인 반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미 차별과 억압 내면화하는 학생들"
  
  또 홍세화 위원은 교과부의 발표 이후 정작 표면화되지 않고 있는 학생들의 반응에 대해 "이미 학생들이 차별과 억압을 동시에 내면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 현장에서는 장래에 대한 불안을 갖고 엄청난 억압을 받아들이게끔 하고 있다"며 "또 1등부터 꼴등, 우열반 편성이라는 차별은 받아들이게끔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가진 자, 이긴 자에게 복종하라는 것, 이것이 지배세력의 중요한 이념"이라며 "한국의 교육현실은 그야말로 허접한 지배세력의 이념을 관철하는데 강력한 기관"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홍 위원은 "미친 말의 폭주를 멈추도록 해야 한다"며 학생, 교사, 학부모라는 교육주체를 비롯해 시민들이 나서 '학교 자율화 계획'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교육 공식 사망선언, 지켜볼 수 없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개최한 교육·사회단체는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정부가 발표한 계획은 '규제 완화'와 '자율 확대'를 빙자한 '초·중등교육 포기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가 폐지하겠다는 지침들은 대부분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꼭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판으로, 만에 하나 이것을 제거할 경우 우리 교육현장은 한 순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 것"이라며 "대학서열과 학벌이 지배하는 현 상황에서, 학교는 명문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학원으로 변질되어 새벽부터 밤까지 획일적 교육만이 횡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는 곧 학생들을 죽음보다 더한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것이며, 껍데기만 남은 공교육의 공식 사망선언"이라며 "정부의 무모한 도발로 우리의 정당한 권리가 부정되는 현실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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