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추격을 끝내 가다

[박스오피스] 3월21일~3월23일 전국박스오피스

<추격자>가 이제 서서히 추격을 끝내가고 있다. 전국 440만명 수준. 최근 1~2년 사이 들어 아무리 흥행대박이라고 하더라도 500만명을 넘는다는 게 얼마나 힘이 든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하지만 <추격자>의 이 수치는 사실 알고보면 6~700만명에 해당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18세관람불가여서 관객 폭이 다른 작품, 굳이 예를 든다면, <디 워>같은 작품과는 큰 차이가 나는 영화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류의 장르, 이런 류의 배우(성격파 배우라는 의미, 꽃미남 스타가 아니라)로 500만 근처까지 몰아갔다는 건 거의 기적에 가깝다. 이 영화를 만든 제작사 '비단길'은 창립작품 <음란서생>에 이어 연속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추격자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1,2위를 차지한 <숙명>과 <스탭업2>는 사실 전혀 그럴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거나, 혹은 그러거나 말거나 했던 작품이다. <숙명>의 경우 4명의 미남스타를 몽땅 '웃통'을 벗겨놓고 찍은 포스터만으로도 다소 불편하다는 느낌을 줬다. 대놓고 '장사 욕심'을 드러내는 것같은 느낌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제작사와 배급사가 역시 그쪽으로는 '셈이 밝다'는 것을 입증해준 셈이 됐다. 전국 40만을 훨씬 웃도는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분간 뒷힘을 좀 지켜볼 일이다. <스탭업2>가 개봉 2주만에 전국 70여만명을 모으고 있는 것도 한편으로는 조금 의아하면서도 (이렇게 단순한 영화들을 여전히 좋아한단 말야,라는 생각에서) 다소 한심한 생각까지 든다. 하지만 이 영화를 수입배급하고 있는 스튜디오2.0의 김승범 사장이 역시 국내시장에 대해서는 노회한 인물이다. 아마도 그는 이 작품을 보면서 이런 영화는 '아직' 한국시장에서 '무조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들여오는 수입가도 그리 '세지' 않을 것이다. 뭐 하기사, 스튜디오2.0이 <스탭업>같은 시리즈로 돈을 많이 벌어서 <기담>같은, 실험적이고 작품성있는 한국영화에 많이 투자하고 배급하면 된다. 그것 참 좋은 일이고 영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10,000 BC><바보><밴티지 포인트> 등은 개봉 주기는 각각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지만 모두들 100만 관객을 앞두고 턱걸이를 하고 있다. 100만 관객. 요즘 국내 극장가의 마(魔)의 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