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자신들을 피해자로 포장할 것이 아니라 자기 반성에 나서야 한다."
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연대)가 삼성전자의 프레시안에 대한 10억 원 손해 배상 소송을 계기로 3일 발표한 성명의 일부다. "삼성 이제는 10억 소송, 비판언론 탄압 중단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언론연대는 삼성전자가 제출한 소장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프레시안>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삼성전자 측의 주장에 대해 언론연대는 "삼성전자가 운임에 관한 상세한 거래 내역을 공개하고, 사회적 판단을 구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삼성에 관한 다양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의혹을 풀기 위한 자료를 언론과 전문가 집단에 충분히 제공하는 일이 소송보다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또 삼성전자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전자 측의 해명을 기사에 충분히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제시한 정정보도문을 <프레시안> 초기화면에 1개월 동안 게재하라는 것은 상식에서 벗어나는 요구라는 것이다. 또 소송 액수 역시 전례 없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덧붙였다.
그리고 언론연대는 "상식을 가진 시민들은 누구나 이번 사태를 '가난한 언론사에 대한 거대 자본권력의 악의적인 언론 탄압'으로 규정할 것이며, 그 결과 삼성은 더 깊은 수렁에 빠질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연대는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한 것은 "온갖 불법 행위를 자행해 온 이건희 회장 일가와 경영진"이며, "비판 언론의 감시와 견제 때문이 아니다"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언론연대의 이날 성명은 "삼성이 계속해서 비판언론에 대한 탄압을 시도한다면 전 언론,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적극적인 반 삼성운동을 전개할 것이다"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됐다. 다음은 언론연대 성명 전문이다.
삼성전자가 프레시안을 상대로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프레시안이 지난 해 11월 26일 보도한 <삼성전자, 수출운임 과다 지급 의혹>이라는 기사가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이유에서다. 우리 단체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동을 비판언론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라고 규정한다.
프레시안의 보도는 2005년 관세청 자료에 나타난 운임과 통상 운임 수준을 비교한 결과 삼성전자가 2005년 7월 이후 6개월 동안 약 1조3000억 원을 과다 지급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강하게 반발했고, 프레시안은 '관세청 자료에 기재된 운임은 실제운임과 다르고 국세청에 신고 된 운임이 실제운임'이라는 삼성전자의 반박 내용을 수정 기사에 충실히 반영했다.
그런데도 삼성전자는 정정보도와 사과, 더 나아가 기사 전체의 삭제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이미 언론중재위원회에서도 정정보도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내용이다. 프레시안의 보도가 관세청 기록이라는 객관적 자료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자료를 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혹을 품을 수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측도 "수출신고필증만을 놓고 보면 이와 같이 오해할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게다가 프레시안의 최초 사실 확인 요청에 대해 "영업 기밀이므로 밝힐 수 없다"고 응대한 것은 삼성전자 측이다. 이럴 경우, 단지 '사실이 아니다'라는 삼성전자의 일방적 항변만 듣고 기사 전체를 삭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정 억울하다면, 삼성전자는 의혹이 발생한 삼성전자로지텍과의 상세한 거래 내역을 제시하고 사회적 판단을 구하면 된다. 거액의 소송으로 언론사를 협박할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이 소장에서 자신들이 제시한 정정보도문을 초기화면에 1개월 동안 게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도 모자라 이행 완료일까지 매일 500만 원을 지급하고, 이와는 별도로 10억 원의 배상금과 연 20%의 이자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삼성전자의 소송내용은 전례 없이 과도한 것으로, 사실상 해당 언론사를 폐간하라고 협박에 나선 것이다.
삼성의 언론 통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시사저널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경영진을 장악해 비판기사를 통째로 들어내는가 하면, 이런 방식이 불가능할 경우 경향·한겨레신문처럼 광고를 중단해 경영상 압박을 가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발 더 나아가 거액의 소송을 통해 언론사를 돈으로 위협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은 오히려 이번 보도가 "삼성특검이라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삼성전자의 현재 상황을 이용하려는 악의적인 기사"라며 자신들을 피해자로 포장하고 있다. 이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삼성특검이 진행되는 동안 대부분의 언론들이 침묵, 왜곡 보도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프레시안은 삼성의 불법행위를 꾸준히 보도해 온 몇 안 되는 언론사 중 하나일 뿐이다. 반면 삼성은 노골적인 수사방해와 불법증거인멸 시도를 계속해왔다. 상식을 가진 시민들은 누구나 이번 사태를 '가난한 언론사에 대한 거대 자본권력의 악의적인 언론탄압'으로 규정할 것이며, 그 결과 삼성은 더 깊은 수렁에 빠질 것이다.
삼성전자는 프레시안의 보도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브랜드이미지 및 기업신용도 등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삼성의 브랜드이미지와 기업신용도를 떨어뜨린 것은 온갖 불법행위를 자행해 온 이건희 회장 일가와 경영진이다. 비판언론의 감시와 견제 때문이 아니다.
삼성은 자신들을 피해자로 포장할 것이 아니라 자기반성에 나서야 한다. 삼성전자는 프레시안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즉각 중단하라. 그리고 삼성은 특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
삼성이 계속해서 비판언론에 대한 탄압을 시도한다면 전 언론,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적극적인 반 삼성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2008년 3월 3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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