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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장관 "대운하 건설, 대재앙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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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장관 "대운하 건설, 대재앙 될 것"

"운하 주변 도시, 여름이면 물에 잠긴다"

"대운하 건설 계획은 환경과 경제, 식수원 보호 등 모든 측면에서에 대재앙이 될 것이다"
  
  현직 환경부 장관이 퇴임을 앞두고 한 이야기다. 이규용 환경부 장관은 지난 15일 저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운하, 유지 비용도 천문학적"
  
  이 장관은 이날 "이명박 당선인의 '대운하 프로젝트'에 대해 건설 비용만을 언급하며 경제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운하는 건설과정에서뿐만 아니라, 유지하기 위해서도 천문학적인 비용 소요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이 장관은 "예를 들어 대운하가 건설되면 리프트로 배를 끌어올리고 다시 끌어내리는 비용만 해도 엄청나게 크며 비가 온 뒤 흘러내리는 토사를 다시 처리하는 데에도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 장관은 "대운하가 건설과 유지 차원에서 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끼칠 것이 뻔하다. 그러나 (차기 정부가) 이러한 사실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운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장관은 "누가 봐도 경제성이 없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 결과적으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한국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수원에는 나룻배도 안 띄우는데….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 잊었나"
  
  이 장관에 따르면, 대운하는 이처럼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식수원 오염의 문제도 있다. 더구나 향후 '물 부족' 현상이 한국 사회의 주요 의제가 되리라는 전망을 고려하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 장관은 이날 "1990년대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만 봐도 (수질 관리 문제의 중요성)을 알 수 있지 않느냐"며 "팔당댐 상수원 같은 곳에는 나룻배도 못 띄우게 하는데 (그곳에) 화물선을 띄우려 하고 있다. 국민 중 3천만 명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강의 수질이 걸려있는 문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여름철 집중호우, 운하 주위 도시는 순식간에 물에 잠길 것"
  
  그리고 이 장관은 "운하 건설이 가져올 홍수 문제에 대해 문제제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호우가 쏟아지면 대운하 인근의 도시가 순식간에 물에 잠기는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 갑문을 이용해서 홍수를 조절하겠다는 (운하 찬성론자들의) 주장은 여름철 집중호우의 무서움을 생각하면 터무니 없는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처럼 참혹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운하 건설 계획에 대해 반대 목소리가 의외로 높지 않은 것에 대해 이 장관은 "운하 건설이 마치 '대운하교'(종교)처럼 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하가 경제성이 없다는 점은 대통령직 인수위 내부 사람들도 다 알고 있겠지만, 대놓고 이야기 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성 없는 운하, 침묵하는 이들은 '사기' 치는 셈"
  
  운하 건설 계획의 위험성에 대해 침묵하는 이들을 겨냥해 이 장관은 "차기 정부가 운하 건설이 경제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떳떳하게 밝히지 않는다면 이는 '사기'를 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이 장관은 공무원 사회에서 대표적인 환경 전문가로 꼽힌다. 환경 관련 기술 지식과 정책 역량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 때문이다. 행정고시 21회 출신인 그는 환경부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으며, 환경공학 박사 학위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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