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가 27일 오전 이 학교 교무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밝힌 내용이다. 지난 2005년 9월 22일, 동국대에 접수된 신정아 씨의 학위 증명서 팩스가 진본이라는 점을 예일대 측이 시인했고, 그간의 있었던 일에 대해 예일대 측이 유감(regret)이라고 밝혔다는 것. 동국대는 지난 17일 예일대로부터 이런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일대 측은 이보다 앞선 지난 7월 10일, 신정아 씨의 학위 증명서 팩스가 가짜라고 밝혔었다. 약 5개월만에 입장을 바꾼 셈이다.
"바빠서 실수했다"?…"예일대 수사 의뢰하겠다"
이에 따르면, 예일대 측은 지난 7월 허위 사실을 발표한 셈이 된다. 이에 대해 예일대 측은 "바빴기 때문(in the rush of business)"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동국대 측은 이런 해명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적어도 '행정착오'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는 것.
만약 예일대 측이 지난 7월 일부러 허위로 발표한 것이라면, 보다 자세히 해명해야한다는 요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신정아 씨의 학위증명서에 서명한 셔마이스터 부학장은 동국대 측의 연락에 응답하지 않아 왔던 것으로 알려져,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만약 셔마이스터 부학장이 신정아 씨와 공모하여 학위증명서를 허위로 발행했다면, 예일대 측은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된다.
더 나아가 셔마이스터 부학장이 신정아 씨마저도 속인 것으로 드러난다면, 신 씨 사건은 더욱 복잡한 국면을 맞게 된다.
실제로 신 씨는 최근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진짜 예일대 박사를 취득한 것으로 믿었다며, '학위브로커'에게 속았다고 밝혔다.
한편 동국대 측은 "예일대학교의 잘못된 처사로 말미암아 지금까지 부당하게 실추된 명회를 회복하기 위해 현지에서 법률자문을 받아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국대 측은 "예일대 측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현지에 있는 수사기관을 통해 예일대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겠다"라고 덧붙였다.
2005년 9월, 셔마이스터 부학장 "신정아 씨 학위증명서는 진짜다"
동국대 측이 이날 밝힌 신정아 씨에 대한 학위 검증 과정은 이렇다.
우선 신정아 씨를 교수로 채용할 당시인 2005년 9월 5일, 동국대는 예일대 대학원이 발행한 것으로 제출된 신정아 학력증명서 내용이 사실인가를 확인하는 공문을 예일대학교 대학원에 보냈다.
17일 뒤인 같은 달 22일, 예일대 대학원 부학장(Associate Dean) 셔마이스터(Ms.Pamela Schirmeister)씨는 "신정아 씨의 학위 증명서는 자신이 서명한 것이고 이는 사실"이라는 내용이 적힌 팩스를 동국대에 보냈다.
이 팩스를 근거로 동국대는 신정아씨의 학력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2007년 7월, 말 바꾼 예일대 "신정아 씨 학위증명서 가짜다"
그리고 약 2년이 지났다. 신정아 씨의 학위에 대해 진위 논란이 불거진 올해 7월 5일, 동국대 총장은 예일대 총장에게 신정아 씨의 학위 논문 및 학력 확인 팩스 서류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질의서를 보냈다.
5일 뒤인 같은 달 10일, 예일대는 학위 논문을 포함한 학력 확인 팩스 서류 역시 가짜라고 동국대에 통보했다.
셔마이스터 부학장, 연락두절
신정아 씨의 학위 위조 여부를 놓고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두달이 지났다. 올해 9월 동국대는 "2005년 9월 5일 예일대에 보낸 학력확인 공문의 등기우편 발송번호가 동국대 구내 우체국에 기록돼 있다. 그리고 동국대가 받은 팩스에 적힌 발송지 팩스번호가 예일대 대학원 팩스번호와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하여 언론에 알렸다.
이와 함께 동국대는 신정아 씨의 학위증명서에 서명한 셔마이스터 부학장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셔마이스터 부학장에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셔마이스터 부학장의 소재도 파악되지 않았다.
2007년 12월, 다시 말 바꾼 예일대 "신정아 씨 학위증명서는 진짜다"
이어 같은 달 12일, 동국대는 "동국대학교의 학력확인 요청 등기 우편물이 2007년 9월 12일 미국 우체국에서 예일대 우편집배국의 마이클 무어 씨( Mr. Michael Moore)에게 전달됐다"라는 사실을 예일대에 통보하며, 이에 대한 경위를 해명하도록 예일대에 요구했다.
그리고 올해 12월 17일, 동국대 측은 "2005년 9월 22일에 동국대학교에 보낸 팩스는 예일대 대학원 부학장(Associate Dean)인 파멜라 셔마이스터(Ms. Pamela Schirmeister)가 서명한 것을 확인하여 보낸 진본"이라고 적힌 우편물을 예일대 부총장 겸 법무실장(Vice President and General Counsel) 수잔 카니 씨 (Ms. Susan Carney)에게서 받았다.
"'진본' 아니라고 한 것은 '잘못'. 동국대에 '유감(regret)'이다"
이 우편물에는 "2007년 7월 10일, 위의 팩스가 진본이 아니라고(inauthentic) 한 것은 잘못된 것임을 시인하고 동국대학교에 유감(regret)을 표명"하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수잔 카니 씨는 이 우편물을 올해 11월 29일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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