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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닭장에 부대원 가둔 전경 지휘관, 징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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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닭장에 부대원 가둔 전경 지휘관, 징계하라"

"상급 지휘관에게도 책임이 있다"

"전경부대 부소대장(경장)이 소대원들에게 지나치게 군기를 잡고 가혹행위를 하는데, 갈수록 정도가 심해져 이를 더 이상 참기 어렵다. 소대원들 모두가 두려워하고 있지만 누구도 용기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경 지휘관의 가혹 행위…이빨 부러뜨리고, 얼굴에 흙탕물 튀기고

지난 9월 국가인권위에 접수된 진정 내용이다. 진정서에는 부소대장이 대원들에게 저지른 가혹 행위가 다양하게 열거돼 있다. 진정 내용을 조사한 인권위는 13일 이 부대에서 벌어진 가혹 행위의 유형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인권위는 해당 부대 지휘관을 징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해당 지방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징계 권고 대상에는 가혹행위를 저지른 부소대장뿐 아니라 그의 상급 지휘관들까지 포함됐다. 해당 부대에서 벌어진 가혹 행위에 대한 진정 내용은 이렇다.

"△대원이 부대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원의 목덜미 등을 잡고 닭장 속으로 끌고 들어가 무릎으로 눌렀다 △근무상태 등이 좋지 않은 대원들에게 군장 속에 돌과 바벨(역기)을 넣게 한 후 구보를 시켰다 △돌로 채워진 군장을 메고 앞으로 드러눕게 한 후 기어가게 했다 △흙탕물을 스스로 발로 차게 하여 자신의 얼굴에 튀게 했다 △축구를 싫어하는 대원에게 휴식시간 등을 이용, 축구를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대원들의 축구 실력에 대해 등급을 매기기도 했다. 또 축구 경기 중에는 심한 욕설을 했다 △축구 경기에서 패한 팀에게는 체력이 약해서 졌다며 구보 및 머리박기 등의 벌칙을 줬다"

인권위 조사 결과, 이런 진정 내용은 모두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계근무 중인 부대원의 뺨을 때려서 충치를 앓고 있던 대원의 앞니가 부러진 사례도 새로 확인됐다.

인권위 "상급 지휘관도 가혹행위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이렇게 드러난 사실에 대해 해당 부대 측은 "소속 대원들을 인간적으로 배려해 체력을 향상시키고 근무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대원들을 훈계하는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는 해당 부대에서 벌어진 일이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인권위는 해당 부대 지휘관들이 "폭행 및 가혹행위를 철저히 근절"하도록 정한 전투경찰ㆍ순경 등에 대한 관리규칙 제77조,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 제8조 제1항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가혹 행위가 벌어진 현장의 일차적인 지휘감독자인 소대장(경사)이 소대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몰랐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인권위는 이날 발표한 권고안에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인권위 조사 과정에서 소대장이 "대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점을 일부나마 눈치 채고 있었다"라고 진술한 사실, 그리고 가해자인 부소대장이 대원의 치아를 부러뜨린 것을 알고 있었으나 전경대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점, 가해자와 일 년 가량 함께 근무했는데 가해자의 행동에 대해 몰랐다고 보는 것은 상식적으로 무리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해당 소대장 역시 가혹행위를 묵인하거나 방조했으리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인권위는 "소대장이 규정에 따른 대원 면담과 소원 수리를 제대로 했더라면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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