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이저 CJ엔터테인먼트가 부분투자해 만들어진 아일랜드산 미국 영화 <어거스트 러쉬>가 질풍노도 흥행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2주만에 거의 1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이런 류'의 영화가 '이런 속도'로 '이만큼'의 관객을 모으기가 거의 몇년만이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어거스트 러쉬>의 흥행성공은 신선한데가 있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평은 엇갈린다. 솔직히 영화적으로는 그리 썩 잘 만든 영화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연말 분위기를 자극할 수 있는 신파 가족영화라는 점, 누구나 볼 수 있는 내용의 대중적 눈높이라는 점, 딱히 센 경쟁영화가 없는 시기라는 점, 그만큼 배급과 마케팅이 주효했던 점 등등이 꼽힌다. 영화는 종종 너무 우연이 많고, '애들같은' 기적의 에피소드가 많아 영화전문가들 눈으로 봤을 때는 허점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겠는가. 관객들이 좋다고 하는 걸. 민심은 천심, 관객의 마음이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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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트 러쉬 |
박스오피스는 사실, 몇주째 그리 큰 변동이 없다. <세븐데이즈>와 <색<계><식객>이 계속해서 상위권안에 맴돌며 관객들을 붙잡아 두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우리영화 <우리동네><열한번째 엄마>는 개봉 첫주부터 그리 좋은 성적이 아니더니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내려갔다. <우리동네>같은 작품이 외면받는 걸 보면 한국시장에선 그릴러 장르가 그리 환영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스릴러는 오직 CSI같은 '미드'에서 봐야한다는 이상한 공식이 생긴 것일까. 참으로 '요상한' 시청행태, 관람행태들이다. 관객들 비위맞추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다시 한번 새삼 느끼게 된다. <마이클 클레이튼>같은 사회성짙은 영화 역시 거의 쳐다보시지들을 않기 때문이다. 흐렸다 개였다, 박스오피스를 보면 늘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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