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게 살자>가 은근 슬쩍 200만을 넘겼다. 비수기이고 난다긴다 하는 한국영화들이 몰락에 가까울 정도로 흥행에서 뒤처지고 있는 요즘 오랫만에 효자격 작품이 나온 셈이다. 일단 입소문이 좋았다. 장진식 코미디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조차 '꽤나' 웃기면서도 괜찮은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개봉 2주째를 넘긴 <식객>은 130만 관객을 모으며 그런대로 순항중이다. 하지만 전국 400개에 가까운 스크린수를 생각하면 뱃속이 편한 상태만은 아닐 듯 싶다. <바르게 살자>처럼 200만은 넘길까? 이번 주 드롭률을 지켜볼 일이다.
|
<색,계>가 나름 대박 흥행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이안 영화가 첫주 3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적이 없으며 이런 추세대로라면 100만 가까운 관객도 넘볼 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상에. 이안 영화가 100만 관객을 모으다니. 상상만 해도 흐뭇해질 일이다. 그럴 때도 됐다. 비상업영화가 종종 상업영화를 제끼고 달릴 수도 있다. 지금까지 <원스>가 그러고 있다. <원스>는 개봉 두달을 지내면서 15만 가까운 관객을 모으고 있다. 어쨌든 앞으로는 더욱 자주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다. 다만 이번 <색,계>의 경우 파격적인 섹스신이 나온다는 입소문이 흥행에서 한몫을 단단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섹스는 현대사회에서 중요하다는 얘기다. <로스트 라이언즈>가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한 것도 지난 주말의 이변 가운데 하나다. 아무리 뒤져보고, 또 생각해봐도 이 '훌륭한' 영화는 그 '훌륭함'때문에 절대로 흥행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물론 10여만명의 관객을 모은 것을 두고 흥행에서 성공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10만은 커녕, 극장가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배급사인 폭스가 의지를 선보였다.폭스 관계자의 말을 빌면, 미국 본사에서 손해를 봐도 좋으니 극장을 많이 잡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할리우드의 진정한 자존심을 보여준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좋은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참으로 오랫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극장가가 좀 좋아지려는 신호일까. 좀더 두고볼 일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