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자 <한겨레>에 따르면, 삼성에스디아이(SDI)와 삼성전자의 '희망퇴직' 대상자 40명이 지난 6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 근처에서 '등산 모임' 형식으로 모였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구조조정에 대해 기존의 노사협의회 대신 자발적인 노동자 조직과 논의할 것을 회사 쪽에 요구하자", "과장급들에 대한 기준 없는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자" 등의 의견을 나눴다.
삼성이 인력 구조조정 방침을 내놓은 지 두달 뒤인 지난 4월, 수원과 천안에서 '삼성의 잘못된 역사를 바꾸는 사람들의 모임'(삼역모)이, 부산에서 '삼성 과장 연합'(스카이)이 구성됐다. 6일 모임은 이들 두 조직이 처음으로 만난 자리였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천안 삼역모 대표는 "명예퇴직 대상자가 몇 명인지, 어떻게 이뤄지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회사는 노사협의회 대신 우리와 직접 대면협상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스카이 대표는 "우리는 노조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합동모임을 활성화해 새 조직 건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생각이 현실화될 경우, 최근 반도체 부문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은 결정적인 기로에 서게 된다. 현대 등 다른 재벌기업처럼 노조를 인정하는 경영방식을 택할지, 끝내 노조를 부정하는 쪽을 택할지의 기로다.
한편 삼역모와 스카이의 모임에 대해 삼성 홍보 관계자는 "승진 가능성도 없고 후배들과 직급이 역전돼 퇴직을 권고받은 일부 불만 세력"이라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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