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프레시안무비 | |
- <뷰티풀 선데이>는 인상적인 영화였다. 흥행에 실패했지만. "아마도 자신이 아끼는 작품에 대해 비록 시간이 지난 후에라도 좋은 평가를 듣는 건 기분좋은 일일 것이다. <뷰티풀 선데이>가 그런 영화다. 개인적으로 너무 아깝고 마음아픈 영화였다." - 당신은 어느 날 일어나보니 스타가 돼 있는 배우와는 거리가 있다. 2001년인가 <무사>를 찍을 때, 중국 현장에서 정말 고생하는 모습을 봤다. "그때를 기억하시는가. 그때만 해도 정말 고생이 많을 때였다. 그리고 아마도 <무사>의 마지막 장면 촬영 때를 보신 것 같은데, 그때는 연출이고 연기고가 없었다. 정말 그 장면 컨셉 그대로 생존을 위한 싸움을 했던 때였다. 새삼 그때가 생각난다." - 그때부터 약 6년동안 당신은 '조용히' 성장했다. 조금은 답답도 했겠다. "꼭 그렇지는 않았다. 난 영화연기를 시작하면서 애초부터 주연을 꿈꾼 것은 아니다. 주연보다는 주역이 되기를 꿈꿨다. 같은 말인 것 같지만 뉘앙스의 차이는 존재한다. 한 순간에 집중되고 소모되는 역할 보다는 오래 기억되는, 그래서 나 자신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역할을 추구해 왔다." - 그런 면에서 보면 지금까지는 그걸 어느 정도 실현시켜 온 셈이다. "그렇게 보시는가?" - 그렇다. 당신은 매 영화마다 당신의 다른 당신을 보여왔다고 생각한다. <혈의 누>에서의 박용우, <달콤, 살벌한 연인>에서의 박용우는 다 다르다. <뷰티풀 선데이>에서는 완전히 달랐고. "가능한 한 영화라는 직업이 나의 다른 면을 찾는 여행 같은 것이 되기를 원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이번 영화는 이전 영화의 캐릭터와 다르고 또 다음 영화는 이번 영화의 캐릭터와 다른 것을 고르려고 애쓰고 있다. 제일 하고 싶은 역?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사이코패스 역을 내가 하면 정말 잘할 것 같다. 뿔테 안경을 쓰고 무표정하고 잔인하게 악행을 저지르는 역할. 정말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칭찬인가 아니면…(웃음)"
박용우 ⓒ프레시안무비 | |
- 그래도 내 생각엔, 이번 영화가 당신한테는 제일 어려운 영화였을 것 같다. "(약간 놀라는 표정으로) 맞다. 어떻게 그걸 아는가. 멜로영화만큼 연기자가 호흡을 이어가기 어려운 장르도 없는 것 같다. 몸짓 하나, 눈동자의 흔들림 하나, 얼굴 표정, 손가락의 떨림 하나만으로 사랑의 기쁨과 환희, 절망감과 고통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난 이번 영화 찍으면서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그만큼 감정을 이어서 끌고 가는게 지옥처럼 보였다." - 막상 영화가 다 편집되고 나서 본 느낌은 어땠나? "내가 스스로 겪었던 어려움은 하나도 보이지 않더라. 그만큼 깔끔하게 연출됐기 때문이다.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이기도 하다." - 4명의 남녀가 엇갈리는 사랑을 한다. 하지만 그보다 내가 흥미있게 본 측면은 두 커플의 계급이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당신이 돈 많은 상대 여성에게 하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얻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잃는 것도 쉽지가 않다'고. 나름 진리가 숨겨져 있는 대사였다. "시대가 변했고, 사람이 변했다. 사랑에 대한 생각도 변했다. 사랑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방식, 차이도 많이 달라졌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러한 점을 반영하는 작품이다. 만약 이 영화가 4명의 남녀가 만나 벌이는 멜로, 에로 등등 운운하는 정도의 작품이었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영화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있다. 재미만으로 이 영화를 선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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