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감이 줄었다. 이제 사냥개가 먹힐 차례다."
한 삼성 관계자가 전한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부터 각 총괄 사업부별로 명예퇴직 대상자를 선정해 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부장·과장급 중간 간부들이 주로 명예퇴직 대상자로 뽑혔다. 이들 가운데 지금까지 명예퇴직을 신청한 인원은 약 400 명 선인것으로 알려졌다.
중간 간부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나면, 다음 차례는 임원들이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 다음 순서는 대리 이하 실무자에 대한 대규모 감원일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회사 전체가 흉흉한 분위기다.
실제로 각종 취업 알선 업체에는 현직 삼성전자 직원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아직 현직에 있을 때, 다른 직장을 찾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전자 직원들의 이런 불안감은 회사 측이 전체 명예퇴직 규모와 신청 기간을 밝히지 않고 있어서 더욱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삼성 계열사나 협력업체로 취업을 알선하면서, 명예퇴직 신청을 받던 과거와 달리 회사 측이 아무런 보호장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토사구팽'이라는 말이 곳곳에서 새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외부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고 있다. "장기간, 여러 번에 걸쳐, 조용히" 감원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삼성 전략기획실은 계열사 구조조정에 대해 "10% 인원 감축 같은 일률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며 "계열사별로 사정에 따라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었다.
삼성전자는 IMF 외환위기 이듬해인 1998년, 1500여 명을 명예퇴직 처리했다. 또 2003년에도 과장급 이상 2000여 명을 감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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