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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리가 오늘 점심을 거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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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리가 오늘 점심을 거른 이유는?

서울시민 '내 집 마련' 꿈 멀어져…주택구입능력 지수 7년만에 100 이하로

먹성 좋은 김 대리가 갑자기 점심을 걸렀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주가 때문에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말하던 그였다. 정말 주가가 오르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른 걸까.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정보통신업체 개발팀에서 일하는 그의 모니터에는 증권 관련 뉴스 창이 항상 떠 있다. 18일 오전, 그의 모니터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서울지역의 주택구입능력 지수(HAI)가 떴다. 순간 김 대리는 밥맛이 뚝 떨어졌다.
  
  '내 집 마련' 꿈은 멀어져가고, 빚은 쌓이고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서울지역의 주택구입능력 지수는 85.9다. 서울지역의 주택구입능력 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0년(88.8)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이 수치가 하락하는 것은 주택 소유자에게는 집값과 가계 소득에 비해 주택대출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을, 무주택자에게는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더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수치가 100이하로 떨어진 것은 주택대출이 가계 소득에 비해 지나치다는 신호다. 올해 초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한 김 대리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게 당연하다.
  
  '평균가구소득/상환요구소득X100'(기준치를 100으로 설정한 경우)으로 산출하는 주택구입능력지수는 가계 소득과 주택가격 등에 대비한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때 상환요구소득은 평균주택가격과 주택가격 대비 대출금액 비율, 월 소득대비 월상환 가능금액 비율(25%로 설정), 원리금균등분할상환계수 등의 변수를 조합하여 계산한다. 상환요구소득은 대체로 금리에 비례한다. 따라서 금리가 높아지면 주택구입능력지수는 낮아진다.
  
  한은 "금리 상승에 따라 가계 재무 건전성은 더욱 나빠질 듯"
  
  서울지역 주택구입능력지수는 IMF구제금융 사태 직후인 1997년 말 56.5, 이듬해인 1998년 54.7로 최악을 기록했다. 당시의 고금리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진 1999년, 94.7로 높아졌고 2000년 88.8을 기록한 뒤부터는 2001년 121.2, 2002년 103.7, 2003년 100.6, 2004년 103.9, 2005년 114.4에서 2006년 101.2으로 대체로 무난한 수준에서 유지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8일 "주택대출의 90% 이상이 변동금리부 대출인 상황에서 앞으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서울지역의 주택구입능력지수는 73.8까지 급락, 가계의 재무 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국의 주택구입능력 지수도 뚜렷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 말 175.8에 달했던 전국의 주택구입능력 지수는 2006년 말 160.7에 이어 올해 3월말에는 139.8로 떨어졌으며 앞으로 금리가 1%포인트 더 오르면 120.1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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