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가운데 하나였던 메가박스가 호주계 은행자본 '맥쿼리'에 매각돼 국내 영화계가 일대 혼란에 빠졌다. |
국내 영화계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가운데 하나인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가 호주계 은행 자본에 오늘(18일) 매각이 확정됨으로써 국내 영화계가 또 다시 충격에 빠졌다. 메가박스의 매각은 국내 영화산업의 핵을 이루던 대기업 영화사들이 사업적 정리를 준비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이에 따라 국내 영화계는 본격적인 지형변화의 시기를 맞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메가박스는 지난 2000년 5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점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등 전국 네크워크를 구축, 155개 스크린을 운영해 오던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가운데 하나. CJ CGV, 롯데시네마 등과 국내 멀티플렉스 삼두마차로 불려왔다. 메가박스를 설립한 오리온 그룹은 이후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를 만들어 명실공히 메이저급 영화사로 성장시켰다. 성공작으로는 <웰컴 투 동막골>, <말아톤>, <괴물>, <미녀는 괴로워> 등 이른바 대박급 영화들이다. 이번 메가박스를 인수한 회사는 호주계 은행자본으로 알려진 '맥쿼리'. 계약서에 명시된 회사 이름은 KMIC로 '코리아 멀티플렉스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의 약자다. KMIC는 메가박스의 주식 293만 754주 전량을 1,455억 8,822만 2,145원에 인수했으며 2009년 7월까지 향후 2년간 100억원과 추가 인센티브를 주는 조건으로 경영과 운영에 관한 자문계약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 영화계, 이미 예상했던 일 메가박스의 매각은 영화계에서 이미 두세달 전부터 인지,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다. 이 멀티플렉스를 운영해 오던 오리온그룹이 극장부문 사업 및 영화사업에서 손을 뗄 움직임을 보여 왔으며 다만 그것을 패키지로 엮을 것인지 파트별로 나누어서 매각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만이 남았던 것으로 알려져 왔었다. 오리온그룹은 극장과 영화부문 외에 케이블TV사업 부분에서도 막강한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OCN, 슈퍼액션, 온 스타일 등의 채널을 복수로 가지고 있는 '온 미디어'가 바로 그것이다. 오리온그룹은 이 '온미디어'를 포함, 쇼박스와 메가박스를 합쳐 국내 이동통신사에 패키지로 매각시킬 것을 검토해 왔으나 이번 결정으로 파트별 매각을 결정했음을 드러낸 셈이 됐다. 이미 예정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메가박스의 매각 결정은 국내 영화계에 상당한 파장과 후유증을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산업에서의 '엑시트(exit)'를 가시화한 오리온그룹의 뒤를 이어 다른 메이저급 영화사들이나 극장들도 동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재의 국내 영화산업에 대해 투자이윤을 가장 중요시하는 대기업들이 영화사업의 타당성 여부를 놓고 큰 고민에 빠져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차제에 국내 '영화판'이 CJ엔터테인먼트와 오리온 그룹,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그동안의 대기업 중심체제에서 SKT와 KT, 하나로텔레콤 등 이동통신사 중심체제로, 그 중심축이 급격하게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번 메가박스 매각 파문은 국내 영화계를 한동안 요동치게 할 것으로 전망되며 따라서 향후 1~2년간 국내영화산업은 새로운 조정 기간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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