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개국 이래 결혼하고 계속 근무한 계약직 여직원은 없었다."
대전방송(TJB) 여직원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에게 진술한 내용이다. 이처럼 방송사가 계약직 여직원에게 결혼을 이유로 퇴사를 종용해 온 관행에 대해 인권위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인권위는 16일 (주)대전방송 대표이사에게 계약직 여성 아나운서가 본인의 의사에 반해 퇴사한 것은 성차별적 결혼 퇴직 관행 때문이므로 계약직 여직원의 결혼 퇴직 관행을 개선할 것, 그리고 인권위 권고 사실을 전 직원에게 알릴 것을 권고했다.
대전방송에서 계약직 아나운서로 근무하다 지난해 퇴직해 현재 이 방송국의 전속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일하는 여성 A씨가 진정한 내용을 인권위가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 A씨는 "결혼을 앞두고 유·무언의 퇴사 압력을 받았다. 이는 명백한 성차별"이라며 지난해 9월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이에 대해 대전방송 측은 여직원에게 결혼을 이유로 퇴직를 강요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대전방송(TJB) 내부에 명시적인 결혼 퇴직 규정은 없지만 △남성은 계약직 16명 중 기혼자가 12명이지만 여성은 계약직 6명 중 기혼자가 한 명도 없다는 점 △계약직 및 정규직 여직원들의 진술을 받아본 결과 결혼 퇴직 관행이 확인된 점 △진정인이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된 후 받은 급여가 계약직으로 근무할 때보다 감소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진정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퇴직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번 권고안이 "결혼 여부가 여성의 사회 활동을 옭죄어 왔던 관행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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