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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보수 화해'는 '국공합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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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보수 화해'는 '국공합작'처럼?

같은날 오전에는 뉴라이트-올드라이트 단합 모임도

"최근 (2차대전 당시 생체실험을 한 일본군 부대인) 731부대가 있던 곳을 다녀왔다. 당시의 참상에 대한 기록을 보니 '그래서 중국이 국공합작을 해서 싸운 것이구나' 싶었다."
  
  1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07년 종교시민사회단체인사 새해모임'(시민단체 새해모임)의 석상에서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최 대표의 '국공합작'이라는 표현이 예사롭지 않았던 것은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의 면면 때문.
  
  박원순, 최열, 뉴라이트 진영 등이 한자리에
  
  이날 행사에는 최 대표 외에도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총괄상임이사, 이석연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 이부영 화해상생마당 운영위원장,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안병직 뉴라이트 재단 이사장, 박종화 목사, 김홍진 신부, 법륜 스님 등이 참석했다. 박원순 이사, 최열 대표 등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들과 4·19 폄하 교과서 파동 등으로 진보 진영과 날카롭게 각을 세워 온 뉴라이트 진영이 한 자리에 모인 셈이다.
  
  게다가 이날 행사의 취지는 '화해와 상생'. 언론의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참가한 일부 뉴라이트 진영 관계자들의 경우, 같은 날 오전 "정권 교체를 위한 우파의 대동 단결"을 외치는 행사에도 참석하여 혼란스러운 시선을 받았다.
  
  시민단체 새해모임 참석자들은 '국민께 드리는 글'이라는 공동선언문을 통해"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 등 사회의 다양한 세력들이 서로 지나치게 갈등하고 대립하여, 우리 사회는 불안한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며 "종교시민사회지도자들이 지난 시대의 이념, 사상, 신앙에 근거해서 오히려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지 않았는지 스스로 반성해 본다"고 밝혔다.
  
  "Yes와 No에 익숙한 디지털세대에게 중도의 진리를 퍼뜨리자"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과 입장을 존중하고 자주 만나서 대화하겠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다 같이 사회발전에 기여한 것을 인정한다 △갈등 대립을 조장하는 언행을 자제하겠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집단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등의 4가지 약속을 공표했다.
  
  초청인사로 참가한 김지하 시인은 이날 행사를 위해 '허공은 신'이라는 시를 써서 발표했다. 이 시에서 김 시인은 "아니라고만 말하지 말라 / 그렇다고만 말하지 말라"면서 "남과 북 사이에서 / 좌와 우 사이에서 / 영남과 호남 사이에서 / 가난과 부유 사이에서 // 그리고 / 기회주의와 정도 사이에서 // (…) 함께 손잡고 / 한 차원을 뛰어 넘자"고 노래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김 시인이 "예스(yes)와 노(no)에 익숙한 디지털세대에게도 중도의 진리를 퍼뜨리자"고 호소하면서 이 시의 의미는 보다 분명해졌다.
  
  이 자리에는 노동계와 경영계 관계자도 참석했다. 유재섭 한국노총 수석부위원장과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은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통해 상생을 도모할 것"을 함께 선언했다.
  
  뉴라이트, 올드라이트와도 같은 날 화해 모임
  
  한편 이석연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는 이날 행사에 앞서 진보 진영에 대해 적대적인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유기남 자유시민연대 공동대표, 조용기 사학법인연합회 회장,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 등과 함께 10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신년인사회'를 열었던 것.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여 온 '뉴라이트'와 '올드라이트'가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였다.
  
  '신년인사회'에 모인 보수 인사들은 "정권 교체를 위한 '우파 대연합' 구성"을 다짐하며 "보수 단체들의 대동단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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