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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나 있을 법한 날치기가 시의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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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나 있을 법한 날치기가 시의회에서?"

성남시의원들, 신청사 예산통과 반대하며 단식농성 중

경기도 성남시의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소속 15명의 시의원들이 21일부터 시의회 본회의장을 점거한 채 릴레이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호화청사를 짓는 예산안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며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시청사 예산 원천무효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36명의 시의원 중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 21명은 20일 저녁 시청사 이전에 관한 2007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들은 시청사 이전에 반대하는 열린우리당과 민노당 소속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막아 진입시도가 좌절되자 시의회 자료실에 모여 이 같이 결정했다.

속기사 없이, 의회 자료실에서 '땅, 땅, 땅'
▲ 한나라당 의원들이 20일 저녁 의회 자료실에서 긴급 의원총회 명목으로 모여 날치기로 예결위가 삭감한 시청사이전 관련 예산안을 전액 부활시켰다. ⓒ 성남투데이 조덕원

2010년 신청사 건립을 목표로 세운 성남시는 2007년도 예산 중 청사 건립에 부지매입비 320억 원, 시설비 77억 원, 설계보상비 등 기타 34억 원 등 431억 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열린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민노당은 '주민의견이 수렴되지 않았고 시청 이전에 따른 구시가지 공동화 방지대책이 부족하다'며 예산안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격론 끝에 예결위는 이 사안을 표결에 부쳤고 한나라당 소속 일부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6:1로 삭감안이 채택됐다. 이에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은 시청사 이전부지 용지 보상비 160억 원을 삭감한 270여억 원에 대한 수정동의안을 제출해 지난 20일 시의회 자료실에서 본회의를 열어 이를 통과시켰던 것.

인터넷신문 <성남투데이>는 20일 속보를 통해 "한나라당은 2차례의 본회의장 진입시도가 좌절되자 의회 사무국 모 팀장이 참석한 가운데 6시 40분경 의원총회 명목으로 자료실에 모여 속기사도 배석시키지 않은채 녹음을 통해 시청사 이전관련 예결위 삭감안을 전액 부활시키고 산회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성남시의회 회의규칙상 본회의는 사전에 장소와 시간을 공지하고 의원들의 회의참가를 물리적으로 막아서는 안된다"며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시간과 장소를 미리 공지하지 않고 속기와 녹음이 확인도 안된 채 자료실에서 본회의를 강행했다"며 예산안 통과의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또 '성남시청이전 저지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은 "어떻게 국회에서나 있을 법한 날치기가 시의회에서 일어날 수가 있느냐"며 "한나라당다운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도 없었다"
▲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의장석에 '시청사 이전 결사반대'플래카드를 걸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성남투데이

한편 열린우리당과 민노당 소속 의원 및 지역주민들은 시청사 이전 자체가 주민들과의 공청회 등을 통해 근본적으로 검토되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성남 구시가지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관공서인 시청이 옮겨지면 구시가지 주민들의 생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 19일 성명서를 통해 "시청 이전은 단순히 시청사 이전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며 이전의 필요성 유무에서부터 기존 청사 활용방안의 문제점, 지역경제에 끼치는 악영향, 기존시가지의 공동화문제, 주민정서는 물론 향후 도시의 발전방향에 따른 공간배치의 문제까지 고려할 점이 지극히 많은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성남지역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재산 문제가 달려 있는 주민들과 거칠 과정들은 당연히 거쳐야 한다"며 "공청회도 안 거친 채 왜 청사 이전에 서두르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청사 건축보다 시급한 일 쌓여 있는데…"
▲ '구시가지 다 죽이는 성남시청 이전 저지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소속 주민들이 시청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성남투데이 조덕원

또 시청사 이전에 반대하는 이들은 최소 3000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청사 건립에 성남시가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다.

열린우리당 정종삼 의원은 역시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한나라당 소속 이대엽 시장은 '시립병원'을 두 번이나 짓겠다고 했다가 뒤로 늦추고 있다"며 "정작 구시가지 주민들에게 절실한 병원 설립은 예산 타령하며 연기시키면서 '호화 청사'에 막대한 돈을 들이붓는 것은 도저히 이해안되는 처사"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시의원이라면 주민의 의사 대변하는 것이 우선 아닌가"라며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자기 당 출신의 시장이 펴는 정책에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역단체의 한 관계자는 "날치기를 해서라도 신청사 건립의 기한을 지키려고 하는 것은 공공의 필요를 넘어 사적 이익과 연관된 부분도 있는 듯 하다"며 "부의장을 비롯해 공무원들이 신청사 부지 부근에 땅을 갖고 있다고도 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지난 19일 <뉴시스> 보도를 통해 "청사 공간의 협소성과 앞으로 개발될 판교지구 등을 고려하면 현 청사의 위치는 부적절하다"며 청사 이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현재 릴레이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인 열린우리당과 민노당 의원들은 통과된 예산안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계획이며 원천무효가 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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