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아파트값 거품 빼기 국민행동'(국민행동)의 주도로 24일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는 온라인 시위가 벌어졌다. 온라인 시위는 글 제목에 '아파트값 내리기'를 뜻하는 '▦↘' 모양의 기호를 붙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게시판에 남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기호가 붙은 글만 하루 동안 500여 건 이상 등록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시위 글이 삭제되기 시작했다. 아이디 'ocdragon'은 "한 시간 전에는 글 번호가 387490번대였는데, 지금은 387371이라 이상하다"고 글을 남겼다. 이 사람의 주장대로라면 119개 이상의 글이 삭제됐다는 뜻이다.
청와대 측도 게시물 삭제 사실을 확인했다. 김종민 국정홍보비서관은 "도배글은 삭제한다는 자유게시판 운영 원칙에 따라 실무자가 처음에는 (온라인 시위 글을) 도배글로 판단해 삭제했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은 그러나 "청와대에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의미를 가진 글로 판단해 그 뒤로는 삭제하지 않고 있고 의견들을 모아 관련 부서에 절달하겠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측은 논란이 일자 삭제된 게시물도 복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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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지러진 물"…"거리에서 시위하면 시민들 삭제할 거냐"
하지만 이미 '삭제'를 경험한 누리꾼들과 국민행동 측은 크게 분개하고 있다.
아이디 'sandra'는 "국민으로서 할 말을 하는 것인데 글을 삭제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황당한 경우"라며 "이런 글 다 프린트해서 회의 해도 모자랄 판에 왜 지우고 난리냐"고 항의했다. 아이디 '분노직전'도 "당신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아서 어쩌겠다는 겁니까"라고 거칠게 항의했다.
김헌동 국민행동 본부장은 게시물 삭제 소식을 듣고 격앙된 목소리로 "누가 강제로 쓰라 한 것도 아니고 부동산 문제에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스스로 나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이런 글들을 왜 쓰고 있는지도 모르는 청와대라면 아예 홈페이지를 없애버려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 본부장은 "국민들의 얘기가 틀렸다면 반론을 올릴 것이지 글을 삭제하고 있느냐"며 "국민들이 온라인 시위가 아니라 거리에 나서 시위를 벌인다면 시민들도 거리에서 삭제해버릴 것이냐"고 흥분을 감추지 못 했다.
국민행동은 25일 오후 4시부터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건물 앞에서 '아파트값 거품빼기 국민행동 1차 시민대회'를 열 예정이다. 시민대회는 시민들이 직접 발언대에 서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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