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뷰 포인트] 삼거리 극장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뷰 포인트] 삼거리 극장

감독 전계수 출연 김꽃비, 천호진, 박준면, 조희봉, 박영수, 한애리 제작 LJ필름, ㈜프라임엔터테인먼트 | 배급 CJ엔터테인먼트 등급 15세 관람가 | 시간 120분 | 2006 상영관 씨네시티, 서울극장 지난 7월은 <삼거리 극장>이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고, 잇달아 <다세포 소녀>, <구미호 가족> 등의 뮤지컬 영화가 개봉을 준비하면서 새롭게 시도되는 한국형 뮤지컬영화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진 시점이었다. 그러나 <다세포 소녀>와 <구미호 가족>이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한국형 뮤지컬영화에 대한 기대는 한풀 꺾인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만들어진 3편의 뮤지컬영화 중에 가장 늦게 개봉하는 <삼거리 극장>은 한국의 뮤지컬 영화장르에 대한 기대감을 또다시 추스르게 할 만한 작품이다.
삼거리 극장 ⓒ프레시안무비
학교 생활에 그다지 열심이지 않은 소녀 소단(김꽃비)은 어느 날 저녁 활동사진을 보러 가겠다고 나가 돌아오지 않는 할머니를 찾아 나선다. 거리를 헤매다 소단이 들어선 곳은 파리만 날리고 있을 뿐인 허름한 '삼거리 극장'. 우연한 기회에 '삼거리 극장'의 매표소 직원으로 일하게 된 소단은 늦은 밤 극장에 혼자 남아 있다가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문이 닫힌 깜깜한 극장 안에서 하나 둘 혼령들이 나타나 자신들만의 놀이판을 벌였던 것. 이 날의 사건을 계기로 점차 유령들과 가까워진 소단은 강박증에 시달리는 극장 사장 우기남(천호진)과 자신의 할머니에 얽힌 비밀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다. 스러져 가는 낡은 극장, 불이 꺼진 밤마다 극장에 출몰하는 유령들을 소재로 한 영화답게 <삼거리 극장>은 컬트적이고 기괴한 느낌의 노래와 춤을 선보인다. 뮤지컬 영화는 노래와 춤, 드라마의 삼박자를 두루 갖춰야 하는 영화인 만큼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장르. 아직까지 축적된 기술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할리우드의 대규모 뮤지컬 영화의 관습을 따라가기보다 컬트적인 방식으로 소규모 뮤지컬 영화의 묘미를 살린 점이야말로 <삼거리 극장>이 가진 장점으로 평가할 만한다. 특히 영화 속 영화로 등장하는 '소머리 인간 미노수 대소동'은 컬트적인 재미가 가장 집중된 부분이라 할 만하다.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인 미노스에서 모티브를 딴 이 영화는 일제시대 말기에 만들어진 흑백영화로 설정되어 있어, 변사가 등장해 영화 속 사건을 설명한다. '소머리 인간 미노수 대소동'은 한번도 끝까지 제대로 상영된 적없는 비운의 영화다. 전계수 감독은 '소머리 인간 미노수 대소동'을 통해 무성 흑백영화에 대한 향수와 함께 관객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와 작가적 욕심에 충실한 영화 사이의 갈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영화의 주무대가 되는 '삼거리 극장' 곳곳에 멀티플렉스 이전 동네 어귀에 자리잡고 있던 옛날 극장들에 대한 추억을 담아놓은 것은 물론이다. 가사와 멜로디의 궁합이 돋보이는 오리지널 음악들도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다만, 노래에 비해 춤의 구성이나 무대 활용은 아무래도 아쉬움을 남긴다. <삼거리 극장>이 8억의 적은 예산으로 완성됐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이야기의 개연성이 다소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 <삼거리 극장>은 컬트적인 요소를 통해 한국형 뮤지컬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