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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을이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면…"

이스라엘 고립장벽 반대 국제공동행동, 서울서 열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바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해보라. 나는 그 사실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9일부터 16일까지 이어지는 '고립장벽 반대 국제 공동 행동주간'을 맞아 인권운동사랑방, 경계를 넘어,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14개 국내 평화·인권단체가 9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캠페인을 진행했다.

'국제 공동 행동주간'은 팔레스타인 환경단체인 펜곤(PENGON)에서 주관하고 있으며 올해로 4회를 맞았다.

"724㎞에 달하는 '제2의 베를린 장벽'"
고립장벽이란?

2002년부터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을 분리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일대에 건설 중인 장벽. 724㎞에 달하는 이 장벽은 국제적으로 '제2의 베를린 장벽'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의 테러로부터 자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이 장벽으로 인해 주민들의 삶이 고립되고 있다며 장벽 건설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장벽이 완성되면 팔레스타인 땅인 서안의 10% 이상을 이스라엘로 편입시키게 돼 있다는 점에서 이는 사실상의 국경선을 획정하려는 목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고립장벽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안과 밖에 콘크리트와 철조망 장벽을 쌓아 거주지 자체를 거대한 감옥과 마찬가지로 만들고 있다"며 장벽 건설 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장벽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인권이 침해당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우는 서안지구 북부에 위치한 칼킬리야 지역이다. 수만 명의 삶의 터전인 칼킬리야 외곽에 쌓아올린 장벽으로 인해 이 곳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 검문소를 통해서만 외부와 교류할 수 있다.
▲ 브라질 시사만화가 라투프의 삽화.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2003년 존 두가드 유엔 특별조사관은 인권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스라엘과 장벽 사이에 사는 21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일자리와 교육, 기타 사회 서비스로부터 차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2004년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서안지구의 장벽 건설은 팔레스타인의 인권을 지나치게 침해한 것으로 국제법에 위배된다"며 "이스라엘은 장벽 건설로 피해를 입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보상하고 수용한 토지를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콘크리트 장벽과 철조망, 참호와 감시탑에 둘러싸여 생활기반을 상실하게 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 장벽을 '인종차별 장벽(apartheid wall)'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비인도적인 참상을 사람들에게 알려라"
▲ 9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벌어진 국제공동행동 캠페인. ⓒ프레시안

이날 공동행동에 참석한 팔레스타인인 알라딘 씨는 "오늘 우리가 이스라엘에 하고 싶은 말은 사람들에게 비인도적인 참상을 알리고, 팔레스타인에게 행하는 테러를 중단하고, 점령한 팔레스타인 땅을 반환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자유를 줘야 한다는 것"이라며 말했다.

이어 발언을 진행한 한 고등학생은 "우리는 운이 좋아서 한국에 태어나 평화롭게 살고 있지만 팔레스타인에 사는 이들은 어쩔 수 없이 그 곳에 태어나서 어릴 때부터 돌팔매질을 하며 자라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한 민족이 고립된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고 우리만의 평화를 누린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동행동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에 대해 △고립장벽 건설을 중단하고 이미 건설된 장벽을 모두 철거할 것 △가자지구를 비롯해 팔레스타인 전역에 대한 군사공격을 중단할 것 △역사적인 팔레스타인 땅에 사는 사람들이 국가나 민족에 관계없이 모두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 권리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국제 공동 행동 주간' 동안 아르헨티나, 미국, 영국, 노르웨이, 독일, 브라질, 칠레, 호주, 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서 고립장벽에 반대하는 다양한 워크숍 및 캠페인이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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