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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가 될 것인가, 승천하는 용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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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가 될 것인가, 승천하는 용이 될 것인가

[이슈 인 시네마] 심형래 감독의 <디 워>, AFM에서 비공식 상영 가져

심형래 감독의 괴수영화 <디 워>가 현재 미국 산타모니카에서 열리고 있는 AFM(아메리칸 필름마켓)에서 비공식적으로 상영회를 열고 영화를 공개, 해외 각국의 영화 수입업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 워>의 상영회에는 미국의 메이저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와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디즈니 관계자들과 전세계 300여 명의 영화 수입업자들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공개된 것은 110분 짜리 영화 완성본. 이전에 열렸던 비공식 쇼케이스나 부산영화제 행사 등등에서 각각 20분짜리 제작본과 5분 가량의 예고편을 선보인 적은 있으나 영화의 완성본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를 본 해외 영화관계자들은 대체로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독특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독자적인 한국의 기술로 완성된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효과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형래 감독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효과, 기술적 완성도에 심혈 기울여 <디 워>는 코미디언 출신인 심형래 감독이 <용가리>의 실패 이후 각본, 제작, 감독을 맡아 지난 5년여의 시간 동안 극비리에 준비한 초대형 괴수영화. 우리나라 전설 속의 동물, 이무기를 소재로 약 700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특수효과에 공을 들인 공상과학 영화다. 여의주를 얻어 용으로 승천해 세계를 지배하고자 하는 악한 이무기 '브라키'와 선한 이무기 간의 싸움을 그렸다. 여의주를 품고 태어났던 조선시대 여성 '나린'이 현대 미국사회의 '새라'로 환생하면서 '브라키'가 여의주를 쫓아 LA를 침공, 선한 이무기들과 대결을 벌인다는 것이 기본 줄거리. 700억 원이라는 <디 워>의 제작비 규모도 홍보와 마케팅 비용을 제외한 순제작비만을 따졌을 때의 수치다. 기존의 한국영화 역대 최대 제작비가 순제작비 150억 원을 들인 <태풍>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디 워>의 규모는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향후 홍보와 마케팅 비용이 최종적으로 합산되면 <디 워>의 총제작비는 그만큼 더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디 워>의 심형래 감독과 쇼박스 측은 국내 시장보다 미국, 유럽 등의 해외 시장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실정이다. 그 동안 <디 워>의 제작진들은 할리우드 대작 SF 영화에 익숙한 해외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영화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디 워 ⓒ프레시안무비
특히 이 영화의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효과, 미니어처와 같은 특수촬영 기술이 순수하게 영구아트무비(심형래 감독이 설립한 SF 전문 영화제작사)의 국내 기술로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외에도 할리우드의 유명 작곡가와 스태프들이 <디 워>의 후반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아일랜드><아마겟돈><진주만>의 음악감독 스티브 자브론스키, <제5원소><다이하드><라이온 킹>의 음향효과를 맡았던 마크 맨지니, <브로큰 애로우><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편집감독 스티프 마르코비치, <진주만><반지의 제왕>의 색보정을 담당했던 EFILM 팀이 바로 그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후반작업에만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소요됐다는 소식이다. 할리우드 배우들을 기용한 것도 세계시장을 노린 결과다. <그루지>로 할리우드 신세대 스타로 떠오른 제이슨 버와 <플라이트 플랜>에 출연한 아만다 브룩스, 로버트 포스터가 주요 배역을 맡았다. 당연히 영화는 대부분 영어 대사로 진행된다. 부산영화제에서 공개, 기대 확산 거대 예산을 들인 글로벌 프로젝트인 만큼 <디 워>의 제작은 지난 5년 동안 극비리에 진행됐다. 10월 16일 부산영화제 기간 중 <디 워>의 프로모션영상이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도 그 때문이다. 이날 800여 명의 취재진 들에게 공개된 영상은 총 5분여의 편집 영상. '브라키'가 LA를 습격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과 영화의 줄거리를 짐작하게 하는 실사 장면이 상영됐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는 특히 기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 기법이 여러 언론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룡의 머리에 코브라의 몸통을 합쳐 놓은 듯한 모습의 이무기가 LA 도심의 마천루를 누비면서 군 병력과 대치하는 장면과 파충류들과 갑옷을 입은 군대가 격투를 벌이는 고대 전투신은 <킹콩>과 <반지의 제왕>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날 선보인 실사 장면만으로는 <디 워>가 탄탄한 이야기를 갖췄는가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700억 원의 제작비, 해외 시장이 관건
디 워 ⓒ프레시안무비
700억 원이 넘은 제작비를 들인 영화인 만큼 <디 워>의 성공 여부는 단연코 해외시장에 달렸다. 제작비만을 감안할 때 국내 극장가에서 2천만 명의 관객을 모은다 해도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디 워>가 해외 영화 수입업자들을 상대로 북미권 최대의 영화 시장인 AFM에서 첫 상영을 가진 것도 미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쇼박스 측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 배급사들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내년 2월 중 미국 개봉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개봉은 그 이후에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문제는 <디 워>가 세계 관객들을 매료시킬 만큼의 국제적인 감각을 갖췄냐는 것이다. 부산영화제 당시 공개된 영상과 AFM에서 해외 영화 수입업자들로부터 얻은 긍정적인 반응을 통해 볼 때 <디 워>가 뛰어난 기술적 완성도와 화려한 볼거리를 갖췄음은 어느 정도 믿을 만한 것으로 보인다. 남은 부분은 이야기다. 과연 <디 워>가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과 볼거리 만큼이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갖췄는가에 이 영화의 흥행여부가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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