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장진 |
출연 정재영, 정준호, 류승용
제작 K & J 엔터테인먼트, 필름있수다
배급 CJ 엔터테인먼트 |
등급 15세 관람가
시간 126분 | 2006 |
상영관 메가박스, CGV, 서울극장 전라도 조직폭력 집단의 2인자로 자리잡고 있던 동치성(정재영)은 일을 잘못 처리해 7년 형을 선고 받고 수감된다. 형무소에서 치성은 사형을 선고 받아 이미 죽은 줄로만 알았던 죽마고우 순탄(류승용)과 재회한다. 치성과 순탄, 주중(정준호)은 어려서부터 같이 자라 다 함께 조직폭력계에 뛰어든 친구들. 한편 주중은 밖에서 치성을 대신해 치성의 가족들을 보살피기 바쁘다. 치성은 자신을 면회 온 조직의 보스에게 순탄이 살아있다는 소식을 전하지만 보스의 반응은 냉랭하고 자신마저 버리려 함을 깨닫는다. 이에 치성은 형무소 동기들과 함께 탈출 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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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계보 ⓒ프레시안무비 |
<거룩한 계보>는 기존의 '장진표' 영화들과 확실하게 다른 지점에 서있는 영화다. '장진표' 영화들은 대개가 넌센스적인 상황 설정을 통해 아이러니한 유머를 이끌어 내고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인물들을 특정한 공간 안에서 한데 만나게 함으로써 요지경 세상에 대한 특유의 풍자를 선보이는 식이었다. 장진의 영화가 늘 수다스럽고 요절복통의 느낌을 주는 건 그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 <거룩한 계보>는 장진 스스로 자신의 특징을 과감히 버리고 장르영화의 공식에 보다 충실하려 애쓴 느낌을 준다. 한마디로 선 굵은 남성 드라마를 만드는데 충실함으로써 매니아적 감수성을 버리고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장르의 공식에 충실하겠다는 감독의 의지 그대로 '조폭 남성들의 우정과 의리'를 전면으로 내세운 이번 영화는 그래서, 다소 진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거룩한 계보>의 인물들은 다른 조폭영화의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조직이나 가족, 친구을 향해 맹목적인 신의를 불태운다. 그 신의를 다하기 위해 인물들은 주먹을 날리고 피를 흘리는 싸움을 자처할 뿐이다. 익숙한 이야기 구조를 새롭게 보이게 하기 위해 장진은 드라마에 신파의 정서를 강하게 섞어 놓았다. 형무소 안에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사형이 집행된 뒤 쓸쓸해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라든가, 목숨을 걸고 형무소에서 탈출했음에도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자신의 아내가 수감돼 있는 형무소를 찾아가는 에피소드 등은 이 영화가 결국 상업적으로 남성 관객들만을 겨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거룩한 계보>는 보다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개성을 바꾸려는 한 감독의 선택이 과연 그 의도대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작품이다. 장진은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갈 것인가. 그건 이번 작품의 흥행 여하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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