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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노이 알비노이 Nói albínó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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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노이 알비노이 Nói albínói

감독 다구르 카리 출연 토마스 레마퀴스, 드로스터 레오 구나슨, 엘린 안스도터 배급 위드시네마 |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93분 | 2003년 | 상영관 필름포럼 사방 천지가 하얀 눈으로 뒤덮인 아이슬란드의 작은 마을에 17세 소년 노이(토마스 레마퀴스)가 살고 있다. 선천성 색소결핍증 앓고 있는 탓에 노이의 얼굴도 사방에 쌓인 눈만큼이나 새하얗다. 그러나 사춘기 소년 노이의 일상이 그저 순백색일 리만은 없다. 학교 수업은 툭하면 빠지기 일쑤. 어쩌다 시험이라도 볼라치면 선생님에게 펜을 빌려 백지에 이름만 적어내는 식이다. 교장은 항상 비딱하게만 구는 노이를 억지로 정신과의사에게 보내는데 정신과의사는 노이가 천재라고 진단을 내린다. 그러나 계속된 결석으로 노이는 결국 퇴학을 당하고 만다.
노이 알비노이 Nói albínói ⓒ프레시안무비
<노이 알비노이>는 독특한 영화다. 우선 아이슬란드의 새하얀 눈밭, 노이의 새하얀 얼굴이 풍기는 분위기부터가 기이하다. 눈부신 햇빛이 새하얀 눈 위에서 반사되어 나오듯, 빛 바랜 듯한 색조의 화면은 어딘가 몽환적인 느낌을 풍긴다. 기이한 것은 아이슬란드의 풍경뿐만이 아니다. 영화의 화법 또한 엉뚱한 유머와 오묘한 에피소드로 가득 차 있다. 노이의 할머니는 웬만해서는 일어나지 않는 노이를 깨워 학교에 보내기 위해 공중에다 대고 기관총을 쏜다. 할머니와 노이, 따로 사는 아버지까지 가족이 다 함께 모여 햄을 만드는 날, 노이의 실수로 할머니와 아버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빨간 피를 뒤집어 쓴다. 몽환적인 영상과 느린 듯한 호흡으로 펼쳐지는 기이한 에피소드들은 <노이 알비노이>를 독특한 성장영화로 만들어 내고 있다. 천재의 지능을 가지고 있지만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이. <노이 알비노이>는 사춘기 소년 노이의 고민을 그려내는 데 있어 여타의 성장영화들과 다른 길을 걷는 것처럼 보인다. 열일곱 청춘의 방황과 번민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노이 알비노이>는 구구절절한 드라마를 통해 동정과 연민을 구하지 않는다. 생뚱맞게 이어지는 에피소드만으로도 영화는 노이의 현실과 고민을 효과적으로 그려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덴마크 국립영화학교를 졸업하고 이 영화로 감독 데뷔한 다구르 카리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더구나 다구르 카리 감독은 엉뚱한 에피소드들 사이로 노이와 여자친구 아이리스(엘린 안스도터)의 로맨스나 노이와 아버지 사이의 끈끈한 부자의 정을 깔끔하게 묘사해내며 신인답지 않은 솜씨를 뽐내고 있다. 2003년 로테르담영화제를 비롯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 수작이다. 같은 해 부산영화제에서 소개 돼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가 만들어진 지 벌써 3년이 지났지만 영화는 여전히 신선하다. 아이슬란드의 설원에서 펼쳐지는 독특한 성장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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