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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식중독 원인은 '중국산 깻잎'" 은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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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집단식중독 원인은 '중국산 깻잎'" 은폐 의혹

고경화 의원 "당국 '노로 바이러스 검출방법 없다'고 거짓말"

보건당국이 지난 6월 대규모 학교집단식중독 사고의 감염원이 중국산 깻잎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질병관리본부 대외비 문건 "'중국산 깻잎'이 감염원"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고경화 한나라당 의원은 17일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입수한 '중국산 깻잎 제품 관련 공급 및 (식중독) 발생현황' 자료를 인용해 지난 6월 식중독이 발생한 32개 급식소에 모두 공통적으로 A식품업체가 납품한 중국산 깻잎이 공급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식중독이 발생한 모든 급식소에서 중국산 깻잎을 섭취한 학생들이 이틀 이내에 설사 증세를 보였고, 식단 조사에 응한 18개 학교 모두에 공통적으로 납품된 식품은 문제의 중국산 깻잎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정부가 이 사고를 공식 발표하기 2주 전인 7월26일 질병관리본부가 작성한 대외비 문건 '수도권 집단식중독 역학조사 결과보고'에도 모두 담겨 있었다고 고 의원측은 밝혔다.
  
  고 의원은 "질병관리본부 고위 관계자가 이 역학조사 결과만으로도 충분히 중국산 깻잎이 감염원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으며, 문제의 깻잎 공급 업체에 대해 행정처분도 내릴 방침이라는 점을 시인했다"고 주장했다.
  
  식약청, 역학조사 결과 확인하며 엉뚱한 깻잎 사용
  
  이어서 고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정청이 질병관리본부의 이런 조사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엉뚱한 깻잎을 시료로 사용했다며, 그 배경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식약청은 지난 6월22일 최초 사고가 보고된 이후에도 식품으로부터 노로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방법이 공식적으로 확립돼있지 않다며 검사를 시도하지 않다가 7월31일에야 검사를 시도했지만, 이 때 사용된 깻잎은 사고 발생 후 22일이 지난 7월14일에 A업체에서 수거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모든 집단급식소가 조리한 식품의 매회 1인분 분량을 72시간 이상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식약청이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직후 조사를 시작했다면 적절한 시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덧붙여 고 의원은 보건당국이 중국산 깻잎을 감염원이라고 판단한 뒤에도 중국 현지 생산공장을 조사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산 깻잎이 감염원이라면 중국 현지의 지하수 등을 조사하는 게 필수적인데 이런 절차를 빠뜨렸다는 것이다.
  
  "노로 바이러스 검출 방법 없다"는 정부 주장은 거짓
  
  게다가 식약청이 노로 바이러스 검사 착수를 계속 미루면서 "식품으로부터 노로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방법이 공식적으로 확립돼 있지 않다"고 주장한 것은 거짓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고 의원은 "식약청은 미 FDA(식품의약국)에 질의한 결과, 이미 7월26일에 '전자정량분석(qPCR) 방법이 사용가능하며 바이러스의 생존 여부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지만, 바이러스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검출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식품에서 노로 바이러스를 검출할 기술이 없다는 정부의 답변은 실무부서가 확인한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 했거나 알면서도 허위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17일 배포한 해명 자료를 통해 "고 의원이 언급한 전자정량분석 방법은 '굴'과 같이 바이러스의 농축 정도가 심한 식품에 대해서만 적용될 수 있어서 노로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검사방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고 의원실 관계자는 "식품에서 노로 바이러스를 검출할 방법이 없다던 식약청이 뒤늦게 엉뚱한 시료를 가져와 형식적인 검사를 진행한 뒤 바이러스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발표한 과정은 여러 모로 석연치 않다"며 "정부가 근원적 해결책을 찾기 보다 문제를 은폐하는 데에만 급급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중국 깻잎 생산공장에 대한 현지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은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국민의 건강을 도외시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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