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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아이스케키

감독 여인광 | 출연 박지빈, 신애라, 진구, 장준영 제작,배급 MK픽처스 | 등급 전체관람가 | 시간 95분 2006년 | 상영관 메가박스, CGV 때는 1969년. 박치기 대장 영래(박지빈)는 전라도의 어느 동네에서 밀수 화장품 판매를 하는 어머니(신애라)와 함께 살고 있다. 영래 어머니는 화장품 값 때문에 친구인 춘자와 곧잘 머리채를 잡고 싸울 정도로 억척스럽지만 영래만큼은 애지중지하며 키운다. 어느 날 영래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가 서울에 멀쩡히 살아있다는 말을 듣고 아버지를 만나러 가야겠다고 결심한다. 서울에 갈 차비를 모으기 위해 영래는 어머니 몰래 아이스케키 장사를 시작한다.
아이스케키 ⓒ프레시안무비
<아이스케키>는 말 그대로 '기획영화'의 면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소재와 배경, 크고 작은 에피소드부터 주제와 결말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가족영화로서 기능적인 짜임새를 선보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버지를 되찾으려는 아이에 대한 상황 설정도 그렇고 무엇보다 1960년대 한국사회를 배경으로 과거 가난했지만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적절히 섞고 있는 점 또한 그렇다. 홀로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한 여성의 애환, 셋방살이의 설움, 아이스케키 장사를 하는 아이들 사이의 어른같은 싸움들, 아이들 간의 눈물겨운 우정 등등 우리가 잊으려 애쓰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얘기들이다. 영화는 또 1960년대의 사회상을 함축적으로 잘 녹여내고 있다. 영래는 사실 영래의 어머니가 서울에 상경해 공장에 다니던 시절, 한 대학생을 만나 낳은 아들. 아이스케키 제조 공장에서 일하는 인백(진구)도 아버지가 빨갱이라는 사실 때문에 내내 경찰의 감시를 받는다. 영래 어머니가 밀수 화장품 장사를 다닌다는 설정도 1960년대 한국사회의 그늘을 잘 드러내는 대목. 세심한 설정과 기획을 배경으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주인공 영래 역을 맡은 아역배우 박지빈의 연기다. 현재 충무로에서 거의 독보적인 아역배우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박지빈은 이 영화에서 여타 아역배우들의 단순한 귀여움을 능가하는 고도의 계산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기쁨과 슬픔, 설레임과 실망감을 능수능란하게 표현하는 박지빈의 얼굴표정이 매순간 극을 주도해 나간다는 느낌이다. 박지빈의 연기는 계산적인 한편으로 아역배우의 깜찍함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영리하다'는 인상을 준다. 박지빈 외에 송수 역의 장준영과 같은 아역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효율적이면서도 섬세한 짜임새와 아역배우들의 호연에 비해 결말은 좀 성급하다는 인상이다. 아기자기하게 이야기를 꾸려가던 영화는 마지막에 이르러 외부의 인물을 투입시키고 이를 통해 극을 마무리한다. 영래 아버지의 빈 자리를 대신하던 인백의 이야기도 후반에 사라질 게 아니라 좀더 진행됐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아이스케키>는 언제나 결말이 아쉬운 한국 가족영화의 고질적인 문제를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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