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다음, 엠파스, 야후코리아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한미 FTA에 관한 글에는 어김없이 한미 FTA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가진 누리꾼들의 댓글이 달린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나 블로그의 게시판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국민 위해 존재해야…생존권 위협하는 한미FTA에 저항해야"
이런 가운데 인기 만화가 강풀이 한미 FTA를 소재로 그린 만화가 화제가 되고 있다. 'FTA를 말한다'라는 제목의 이 만화는 온라인 공간 곳곳에 퍼지면서 한미 FTA를 반대하는 누리꾼들로부터 열렬한 반응을 얻고 있다.
강풀은 가장 널리 알려진 온라인 만화가이며, 그의 사회비판적인 주장은 큰 호응을 얻어 왔다. 강풀이 한미 FTA를 다룬 만화를 그린 데 대해 주목하게 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FTA 협정이 체결된 후 미국의 민간우편회사인 UPS가 캐나다의 우체국을 상대로 소송을 건 사례를 설명하는 대목 ⓒ 미디어다음 |
이 만화에서 강풀은 "우리가 월드컵에 미쳐 있는 동안 한미 FTA가 슬금슬금 진행되고 있었다"며 자신 역시 최근까지 한미 FTA에 대해 잘 몰랐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만화는 "우리에게 뒤통수 치는 정도가 아니라 목을 조르는 정도의 재앙이 될 수 있는 한미 FTA에 최소한 모르고 당하지는 말아야 한다"며 한미 FTA가 낳을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만화는 한미 FTA 체결이 가져올 부정적 결과로 투자자가 투자유치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중재기구를 이용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nvestor-state claims)' 등의 사례를 들고 있다. 또 사회적 양극화와 국내 산업기반의 몰락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이 만화는 정부가 한미 FTA 협상에 나서기 전에 '4대 선결조건'이라는 명목으로 쇠고기 수입,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 세제, 의약품, 스크린쿼터 등의 부문에서 미국에게 양보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강풀은 이 만화를 "정부란 결국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에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발해야 돼"라는 말로 끝맺었다.
이 만화는 〈미디어 다음〉에 게재됐으며 21일 오후 2시 기준으로 408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 http://issue.media.daum.net/FTA2/200607/20/m_daum/v13433588.html
"1년도 못 채우고 탄핵당한 노 대통령 살려놨더니"
누리꾼들은 이 만화에 대해 "한미 FTA에 관한 기사를 보면 어려운 말이 많아서 잘 이해가 안 되었는데 이 만화를 보니 이해가 됐다"며 한미 FTA의 위험성을 잘 설명했다고 평가하는 경우와 "구체적인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주장을 감상적으로 호소했다"고 반응하는 경우로 나뉘었다. 하지만 대체로 이 만화를 통해 한미 FTA의 위험성을 잘 이해하게 됐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한 누리꾼은 이 만화를 본 뒤 노 대통령을 가리켜 "탄핵당해서 1년도 못 채우고 떨궈질 사람 살려놨더니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안 그래요?"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렇게 중요한 한미 FTA를 왜 신문과 방송이 제대로 다루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언론의 관심을 촉구했다.
미선·효순 사건, 5·18 광주… 일련의 사회비판적 작품의 연장선
만화가 강풀은 도제 방식의 전통적인 만화가 양성 방식을 거치지 않고 성장한 첫 세대로 평가된다. 대표작으로는 <순정만화>, <아파트>, <바보> 등이 있다. 이 중 <아파트>는 영화로 만들어져 최근 개봉했으며, <바보>도 영화화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강풀은 한미 FTA를 다룬 이번 작품 외에도 사회비판적 성격의 만화를 종종 그려 왔다. 그는 2002년 미선·효순 사건을 만화로 다뤘으며, 최근에는 5·18 광주 민주항쟁 등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해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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