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젊은 영화'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오는 7월 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종로 스폰지하우스(시네코아)에서 진행되는 '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은 2002년에서 2005년 사이에 만들어진, 일본 인디영화 10편을 소개한다. '청춘의 문' '문자의 변주' '웃음의 미학',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 상영되는 열편의 작품 가운데 영화제의 문을 여는 개막작은 '청춘의 문' 섹션의 <좋아해>. 열일곱, 수줍은 첫사랑의 기억이 17년 후 우연한 재회로 다시 찾아온다는 <좋아해>는 영화 <나나>에서 깜찍한 '나나' 역을 맡았던 미야자키 아오이와 <메종 드 히미코>의 무덤한 중소기업 사장 '호소카와' 역의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69 식스티 나인>의 이상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스크랩 헤븐>은 '복수대행업'이라는 특이한 사업을 벌이는 청년 테츠와 신고의 이야기. <메종 드 히미코>로 국내에도 넓은 팬 층을 확보한 오다기리 죠가 복수심에 불타는 테츠를 연기했다. 또 다른 청춘 이야기 <핑퐁>은 '탁구' 빼면 시체인 청춘, 페코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타이타닉>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소리 후미히코 감독이 잡아낸 '탁구' 영상이 압권이다.
의 쿠보즈카 요스케가 탁구 청년 페코로 분해 매력을 뿜어내는 작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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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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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의 변주' 섹션은 영화와 함께 일본 대중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소설과 희곡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란포지옥>은 일본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괴기 환상 미스터리 작가 에도가와 란포의 단편을 네 명의 감독이 옴니버스로 변주한 작품. CF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유명한 다케우치 스구루, 영화 <무상>(1970)의 노장 감독 짓소지 아키오, 핑크 영화의 대가 사토 히사야스, 만화가 가네코 아츠시의 각기 다른 스타일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독특한 연출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네 편의 영화에 모두 등장하며 각각의 이야기를 꿰어내는 건 배우 아사노 타다노부. <란포지옥>은 신체 절단과 유괴, 감금과 고문과 같은 최근 일본 호러영화의 코드들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밖에도 '문자의 변주' 섹션에는 고이즈미 다카시 감독의 <박사가 사랑한 수식>, <나나>의 오타니 켄타로 감독이 연출한 <약 서른개의 거짓말> 등이 상영된다. 유쾌하고 황당한 웃음을 선사할 '웃음의 미학' 섹션을 통해선 <스윙걸즈>의 우에노 쥬리를 만날 수 있다. 고교생 우에노 쥬리가 훌쩍 자라 '주부'가 된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는 지루하고 단조로운 일상을 살던 주부가 '스파이'가 되면서 벌어지는 여러 해프닝을 담는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 vol.1>에서 오렌 이시이의 어린 시절을 그린 독특한 애니메이션 시퀀스를 만들어낸 이시이 가츠히토 감독의 <녹차의 맛>은 도쿄 외각의 조용한 시골 마을의 한 가족을 비춘다. 엉뚱한 가족들의 일상을 판타지로 그리고 있는 <녹차의 맛>은 반짝이는 판타지의 상상과 감동이 두둑한 작품이다. 의 각본을 맡은 쿠도 칸쿠로가 연출한 <한밤중의 야지 키타>, <고하토>의 미소년 마츠다 류헤이가 주연한 <사랑의 문>도 웃음을 선사하는 작품들이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피와 뼈><메종 드 히미코> 등 작품성 뛰어난 일본 영화를 국내에 소개해온 영화사 스폰지가 영화진흥위원회와 함께 진행하는 이번 영화제는 서울에 이어 전국 아트플러스 상영관을 통해 지방 순회 상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7월 13일부터 19일까지 CGV 인천 인디영화관, 7월 20일부터 26일까지 대전아트시네마, 7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광주극장, 8월 3일부터 9일까지 대구 동성아트홀, 8월 10일부터 16일까지 CGV 서면 인디 영화관에서 '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다. 상영작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상영 일정에 관한 내용은 스폰지하우스 홈페이지(www.spongehouse.com)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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