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조범구 |
출연 여민구, 김종태, 최석준
제작 서지현, 조범구 |
제공,배급 청어람 |
등급 18세 관람가
시간 104분 | 2006년 |
상영관 필름포럼 학교생활엔 별다른 취미가 없는 고교생 익수(여민구)에겐 문제'적' 친구 둘이 있다. 사채업자 선일 밑에서 일수 수금을 하며 지내는 종태(최종태)와 가스배달을 하는 떡팔(최석준)이 바로 그들. 셋은 세상 사람들이 이른 바 '양아치'라고 부르는 부류의 인간들이다.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거나 말거나 그들은 나름대로 행복하다. 나름대로 평온한 양아치적 삶을 살고 있던 익수는 어느 날, 엄마가 차 사고로 목숨을 잃으면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엄마의 사망 보상금으로 받은 1억5천만 원으로 익수가 한 일은 다름 아닌 압구정동으로 이사를 가는 것. 익수는 압구정동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것을 통해 강북에서 강남으로, 자신의 활동영역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익수를 따라 강남을 기웃거리는 종태와 떡팔은 각각 신참 사채업자와 호스트바 종업원이 되고 여기에 익수가 좋아하는 호스티스 현진의 이야기가 끼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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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어조 ⓒ프레시안무비 |
양아치들, 사채업자, 호스티스, 사채업자에게 빚을 못 갚아 전전긍긍인 세탁소 주인 등 영화 속 모든 등장인물들이 교묘하게 얽혀가며 이야기를 끌어가는 <양아치어조>는 돈의 흐름에 따라 인생의 빛깔이 달라지는 자본주의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그려내고 있다. 익수는 단숨에 강북에서 강남으로 생활 반경을 바꾸지만 익수가 건너지 못하는, 혹은 흔히 양아치라 불리는 사회의 모든 '주변부'들이 건너지 못하는 벽이 그 안엔 분명 존재한다. <양아치어조>는 먹이 사슬처럼 얽혀있는 부와 가난의 연결고리들, 절대 넘어설 수 없는 자본의 벽을 처참하리만큼 생생하게 그리는 데 주목하지만 그 한편에 코믹한 유머와 여유 또한 남겨두고 있다. '양아치'들의 '어투'라는 뜻의 <양아치어조>는 그러나 너무 도식적인 어투로 그려졌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을 엇갈려 얽으며 자본의 고리를 만들어 보이지만, 관계의 고리에만 너무 치중한 나머지 딱딱한 관계만 남고 인물 각각의 드라마는 퇴색되었다. 영화 말미, 돈보다 우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의 진한 가슴이 감동을 울리지 않는 건 각각의 삶이 영화 속에 스며들지 못하고 영화 속 '상징'으로 겉돌기 때문이다. 단편 <장마>와 <어떤 여행자의 기록>을 만들며 주목받기 시작한 조범구 감독의 장편 디지털 데뷔작 <양아치어조>는 결국 영화적 '어조'에 너무 치중해 '양아치'들의 진짜 삶은 놓치고 말았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제작 지원, 영화사 청어람의 지원 등을 받아 어렵게 어렵게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 <양아치어조>는 서울 낙원동 필름포럼에서 단관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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