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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강적

감독 조민호 | 출연 박중훈, 천정명, 최창민, 오순택, 유인영 제작 (주)미로비젼 | 배급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등급 15세 관람가 | 시간 118분 | 2006년 상영관 CGV, 메가박스, 대한극장, 서울극장 탈옥수가 형사를 인질로 잡아 벌이는 48시간의 사투를 그린 <강적>은 멀게는 <태풍>부터 가깝게는 <사생결단>에 이르기까지, 두 명의 남자를 대립각으로 내세운 이른 바 '남성영화'의 계보에 놓을 수 있는 영화다. 겉으론 대칭점에 서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이야기의 얼개도 여타의 남성영화들과 맞닿아 있다. 조직생활을 하며 한때 주먹깨나 쓴 수현(천정명)은 평범하게 살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친구와 함께 운영하는 라면 가게로 보육원 친구 재필(최창민)이 찾아온다. 둘도 없는 친구 재필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마지막 '한 건'을 하러 나간 수현. 하지만 그곳에서 수현은 살인죄에 연루되고 만다. 방법이 없다. 탈옥 밖에는.
강적 ⓒ프레시안무비
아들의 수술 날짜가 정해졌지만 수술비가 없어 안절부절인 하형사(박중훈)는 잠복 근무지에 동료만 남겨놓고 잠시 나이트클럽을 방문한다. 나이트클럽 약쟁이들의 뒷덜미를 잡아 돈을 뜯어낼 생각이었지만 같은 시간, 동료가 정체불명의 사내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거기에 더해 탈옥수 수현에게 인질로 잡혔다. 도무지 방법이 없다. 수현의 손에 죽어 보상금을 받아 아들을 살리는 수밖에는. <강적>의 대립각은 교묘하게 꼬여있다. 보상금이 필요한 하형사는 인질이 되자마자 인질범 수현에게 '죽여 달라'며 덤비고,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수현은 하형사를 죽일 수도, 그렇다고 하형사에게 죽을 수도 없다. 그래서 둘은 거래를 한다. 수현은 하형사 아들의 수술비를 구하고, 하형사는 수현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 순간, <강적>의 대립각은 다른 단계로 넘어선다. 인질과 인질범에서, 이 둘과 모습을 점점 드러내는 거대 범죄 조직의 실체로. <강적>은 삶의 벼랑에서 만난 별 볼일 없는 두 남자의 좌충우돌을 통해 '그럴 듯해 보이는' 사회의 '뒤'를 파헤치는 데 집중한다. 조민호 감독의 전작 <정글쥬스>가 청량리를 근거로 살아가는 밑바닥 인생을 가벼운 터치로 담아냈다면, <강적>에선 한결 묵직한 톤으로 주변부 삶과 그들을 두르고 있는 조직을 그린다. 그렇다고 무겁게 달리지만은 않는다. 수의사, 여형사, 술집 직원 등 수현과 하형사의 긴 여정 곳곳에 동참하는 각각의 인물들은 긴박하게 흐르는 영화의 흐름에 쉬어갈 여유를 새기고, 코믹한 이미지가 넉넉한 박중훈은 삶에 지친 하형사의 얼굴에 여유로운 미소를 심어 주었다. 지나치게 긴 오프닝과 과도하게 사용돼 오히려 제 맛을 잃은 화면 분할 기법 등의 여러 영화적 장치들, 인물 감정이 과도하게 과장돼 이야기의 맥이 끊어지는 부분들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강적>은 장르영화로서의 매력이 다분히 살아 있는 작품이다. <정글쥬스>로 새로운 연출 감각을 선보인 바 있는 조민호는 여러 가지 영화적 기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영화를 좀 더 다양하고 흥미롭게 가꾸었다. 실제 열 살 이상의 나이차를 극복한 박중훈, 천정명 콤비의 연기 호흡은 편안하게 흘러가고, 그 둘을 둘러싼 조연 배우들은 양념으로서의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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