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검찰의 발표는 22일 밤 열린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인 체코와의 경기에서 이탈리아가 2-0으로 이겨 16강 진출이 확정된 직후에 나온 것이다.
독일월드컵 참가 선수 중 25명이 승부조작에 연루된 구단 소속
다음 주 열리는 재판에서 혐의가 인정될 경우 이탈리아 월드컵 대표팀을 비롯해 해당 구단 소속 선수를 보유한 각국 대표팀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대표팀에는 22일 체코전에서 활약한 주장 파비오 칸나바로와 잔루카 참브로타, 잔루이지 부폰(이상 유벤투스), 필리포 인차기, 젠나로 가투소(이상 AC밀란) 등 5명을 포함해 이들 4개 구단 소속 선수가 13명이나 포함돼 있다.
얼마전 한국과 경기를 치른 프랑스 대표팀의 경우 다비드 트레제게와 파트리크 비에라, 릴리앙 튀랑이 유벤투스 소속이다. 독일월드컵에 출전한 각국 대표선수 중 이번에 이탈리아 검찰에 기소된 구단에 속한 선수는 총 25명이다.
이탈리아 프로 축구, 총체적 비리 드러나
〈더 타임스〉는 심판을 포함한 축구인 30여 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돼 있으며 프랑코 카라로 전 이탈리아축구연맹(IFF) 회장과 아드리아노 갈리아니 AC밀란 회장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승부조작 사건은 이탈리아 신문들이 지난달 전 유벤투스 단장인 루치아노 모지가 IFF 고위 관계자와 심판 배정에 대해 상의하는 전화 통화 내용을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그 뒤 이탈리아 검찰은 대대적으로 승부조작 조사에 착수했고 이 과정에서 모지 단장의 아들 알레산드로가 운영하는 스포츠 매니지먼트사인 GEA 월드가 선수들에게 폭력과 협박을 일삼아 온 사실도 드러났다. GEA 월드에는 현재 200여 명의 선수와 감독이 소속돼 있다.
1980년에 이어 두 번째 승부조작, 파장은 어디까지?
이번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유벤투스의 경우 조직적으로 승부조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 주에 열리는 재판에서 검찰의 기소 내용이 사실로 인정될 경우 유벤투스는 2부 리그인 세리에B나 3부 리그인 세리에C1 참가 구단으로 강등된다. 또 최근 유벤투스가 연거푸 따낸 세리에A 우승 타이틀까지 반납할 가능성도 있다.
4부로 구성된 이탈리아 프로축구 리그 가운데 1부 리그를 가리키는 세리에A는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와 함께 세계 3대 프로축구 리그 중 하나로 꼽힌다.
이탈리아 프로축구에서 승부조작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0년에도 이번과 같은 사건이 터진 적이 있다. 당시 AC밀란과 라치오가 연루돼 1부 리그에서 강등됐으며 몇몇 선수들은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더 타임스〉는 이탈리아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뒤에 발생한 이번 사태를 "의기양양함 뒤에 따라온 수치(After the elation…the shame)"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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