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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헷지 Over the Hedge

감독 팀 존슨, 캐리 커크패트릭 목소리연기 브루스 윌리스(황정민), 게리 샌들링(신동엽) 수입,배급 CJ엔터테인먼트 | 등급 전체관람가 | 시간 98분 2006년 | 상영관 CGV, 메가박스, 대한극장, 서울극장 숲 속에서 사는 동물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보니 세상이 바뀌었다. 숲 한가운데 생전 처음 보는 거대한 초록색의 '무엇'인가가 떡 버티고 있는 것. 경악하고 있는 동물들 앞에 '알제이'란 이름의 세상사에 통달한 듯한 너구리가 나타나더니 , 그 '무엇'인가의 이름이 '울타리(Hedge)'라고 알려준다. 동물들이 겨울잠을 자는 동안 아름답고 풍성했던 숲이 교외 주택단지로 개발돼버렸다는 것이다. '울타리너머(Over the Hedge)'에는 과연 무엇이 있는 것일까. 알제이 말대로 숲이 거의 다 주택단지로 사라져버렸다면 , 동물들은 이제부터 도대체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일까.
헷지 Over the Hedge ⓒ프레시안무비
디지털 애니메이션 <헷지>는 여러모로 '드림웍스표' 다. <슈렉>에서 동화 판타지에 대한시니컬한 비틀기 감각으로 성인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답게 <헷지>는 교외 중산층 주택단지를 무대로 물질만능주의적인 미국 현대인의 안락한 자본주의 삶을 동물의 눈을 통해 풍자하고 있다. 알제이의 말에 따르면, 인간들은 먹기위해 사는 존재들이다. 전화는 먹을 것을 부르는 (주문하는) 도구이며, 스쿠터는 피자따위를 나르는 교통수단이고, 대문은 먹을 것이 드나드는 통로이며, 식탁은 먹을 것의 제단이고, 운동은 더 먹기위해 살을 빼려는 행위다. 따라서 이제부터 동물들은 겨울철이 오기전까지 숲에서 뼈 빠지게 식량을 구하기 위해 노동을 할 필요가 없다. '울타리너머'로 건너가 인간들이 쌓아놓거나 먹다버린 과자, 빵, 케이크, 청량음료, 소시지 따위를 가져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숲에서 땀흘리면서 정당한 노동으로 먹을 것을 구했던 야생동물들은 알제이의 말에 환호하지만, 어느새 자신들이 남의 음식을 훔치는 도둑,또는 쓰레기통을 뒤지는 비루한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 <헷지>의 성인취향적 도발성은 딱 여기까지다. 현명한 거북이 '번'이 알제이에게 뭔가 '속셈'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면서 빚어지는 갈등구조, 고지식한 번을 외면하고 알제이에게 환호했던 동료 동물들이 본래의 모습을 돌아오는 과정, 특히 알제이의 '회개' 등 영화는 해피엔딩을 향해 정해진 수순을 착실하게 밟아나간다. 부담스럽지 않을만큼의 문제의식에, 디지털 애니메이션 특유의 속도감과 귀여운 캐릭터가 어울어진 작품이란 점에서 할리우드의 상업주의 공식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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