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회가 5월 2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문호아트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영화제의 전반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부천국제영화제는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마음으로 영화제의 슬로건인 '사랑, 환상, 모험'으로 돌아가는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로 꾸려질 예정이다. 이는 호러영화 중심으로 운영되던 지난 몇년간의 영화제와는 달리 '판타스틱의 성격을 호러에만 집중해 생각하지 않고, 장르의 범위 자체를 넓혀 좀 더 다양화하려는 바람'을 담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해 전 김홍준 집행위원장 해촉사건으로 국내외 영화인들로부터 비난과 외면을 받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파행을 겪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올해 조직 개편을 시도,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 가장 눈에 띄는 건 집행위원회 없이 운영된 지난 해와 달리 정기총회를 통해 새 집행위원회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영화인과 실무자가 중심이 된 집행위원회와 지역인사 중심의 조직위원회가 권한을 분담해 조직의 자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부천시장이 당연직으로 조직위원장직을 겸한다는 지금까지의 관행에서 벗어나 총회를 통해 선출, 위촉하는 것으로 정관을 변경했다. 조직의 자율성과 민주적인 운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것이 영화제 측의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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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권용민 프로그래머, 이장호 집행위원장, 한상준 수석 프로그래머가 공식회견 장에서 10회 영화제의 대략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이장호 집행위원장은 그러나, 변화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은 여전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9회 영화제가 파행으로 치닫는 등 치욕적인 과거의 모습을 걷어내고, 영화인은 물론 관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나를 비롯한 영화제 모든 이들이 '몸부림'에 가까운 노력과 고통을 감수하며 일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영화인들의 시선은 차갑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영화제에 바라는 영화인들의 의견을 소중히 생각하고 수용하도록 앞으로 더욱 더 노력하겠다"며 "영화인들에게 사랑 받는 영화제로 다시 되돌리기 위해 그 어떤 희생도 감수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장르의 판타스틱 영화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반영하듯 올해 부천영화제는 약 35개국, 250여 편의 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원세 감독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 등 한국영상자료원과 손잡고 명작 한국영화의 원본을 복원, 소개하는 '한국영화 디렉터스 컷 특별전'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일본 컬트영화의 대부 '이시이 테루오 특별전'도 마련한다. 또 '이탈리아 공포영화 특별전' '자크 타티의 모던 코미디 특별전' '라이브 음악으로 부활하는 프리츠 랑 특별전' '은막의 천사 오드리 헵번 특별전' 등 특별전의 내용을 더욱 강화했다. 한상준 수석 프로그래머는 "무성영화 시대로 되돌아가 현대음악 연주에 맞춰 프리츠 랑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을 통해 새로운 공연 문화의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특별전 프로그램의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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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천판타스틱영화제는 또 자신의 슬로건 가운데 '사랑'에 더욱 힘을 쏟는다. '아름다운 재단'과 손을 잡고 관람 수익의 1%를 불우이웃과 나누는 것은 물론 '은막의 천사 오드리 헵번 특별전' 입장료에서 1인당 1004원씩을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하는 등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1004원은 '천사'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오는 7월 13일부터 22일까지 열흘 간 열릴 제10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는 부천시민회관 대강당, 부천시청 대강당, 복사골 문화센터는 물론 부천 시내 멀티플렉스에서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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