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감독 송창수
출연 정재영, 장서희, 이기영, 남지현, 김수호
제작 진인사필름 |
배급 STUDIO2.0, MEDIACORP.
등급 12세 관람가 |
시간 103분 | 2006년 대를 이어 문화재 도굴에 힘쓰고 있는 김대출(정재영)의 이번 목표는 경주 발굴터에 묻혀 있는 국보급 금불상.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도굴에는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 김대출은 비교적 손쉽게 금불상을 손에 넣고 이를 자신만의 은신처에 잠시 숨긴다. 소풍의 꽃, 보물찾기를 하던 지민(남지현)은 보물 대신 대출의 은신처를 발견하고, 어이없게 은신처가 노출된 대출은 지민에게 자신을 문화재 특별관리국 직원이라고 소개한다. 그런데 어느 날, 지민과 대출만 알고 있던 은신처에서 금불상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
|
마이 캡틴, 김대출 ⓒ프레시안무비 |
대출은 지민의 집을 찾아내 금불상을 뒤지지만 정작 금불상은 이동서커스단에서 살고 있는 병오(김수호)에게 있다. 금불상을 안전하게 지키겠다고 지민이 학교 사물함에 옮겨둔 걸 밤마다 흡혈귀를 꿈꾸며 돌아다니는 병오가 꺼내간 것이다. 심증은 확실하나 물증이 없는 대출과 지민은 병오 주변을 떠돌며 호시탐탐 병오에게서 금불상을 다시 받아낼 궁리를 한다. 송창수 감독은 40년간 도굴꾼만 잡으러 다닌 형사를 취재하며 도굴꾼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들을 전해 들었지만 정작 영화는 도굴에 관한 내용보다는 대출과 아이들의 우정에 더 집중하고 있다. 감옥에 은신하고 있는 아버지 외에 가족이라곤 없는 대출에게 지민은 가장 친한 친구이자 딸이고, 병오는 금불상을 훔쳐간 도둑이자 아들 같은 존재다. 여기에 서커스단 공중곡예사이자 병오의 엄마인 애란(장서희)이 슬며시 끼어들며 '대출, 지민, 병오, 애란'으로 이어지는 대체 가족의 모습을 갖춘다. 아이들의 맑고 밝고 순수한 '동심'은 비리 경찰 노 형사(이기영)의 악랄함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시종 무뚝뚝하게 굴던 김대출은 동심을 통해 진정한 보물을 '발굴'하게 된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철없는 어른을 성장하게 만드는 <마이 캡틴, 김대출>은 휴먼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는 영화의 목표답게 훈훈한 미덕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제 스스로 아버지를 신고해 감옥에 넣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대출과 엄마에게 버림받은 지민, 불치병을 앓고 있는 병오와 그네 위에서 남편을 잃고 아픈 자식까지 키우는 공중 곡예사 애란의 조화는 '신파'의 전형성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 있지 못하다. 인물이 전형적이라 나쁘다는 건 아니다. 문제는 영화가 관객에게 감동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물 각자의 사연이 조금씩 드러나는 중반부터 영화는 과장된 음악을 남발하며 관객에게 감동할 것을 요구한다. 아픈 병오가 홀로 누워있는 대출의 은신처가 큰 비에 무너져 내리고, 토사에 깔린 병오를 구하기 위해 울부짓는 대출의 처절한 몸부림이 절절하게 다가오지 않는 것 역시 감동하기 이전에 '이 장면에선 감동해줘요'라는 영화의 목표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호연은 눈에 띈다. 정재영은 무뚝뚝한 경상도 사투리를 툭툭 내뱉지만 속 정 깊은 김대출을 완벽히 표현해냈고, 똑 부러지는 감정 연기를 해낸 아역 남지현은 어느 성인배우도 따라갈 수 없는 성숙한 연기를 선보인다. <사생결단>에서 비열한 마약꾼을 연기한 이도경은 지민의 외할아버지로 분해 귀여운 시골 할배의 따스한 마음씨를 온몸으로 전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