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각본 다비드 모로, 자비에 팔루드
출연 올리비아 보나미, 미카엘 코엔 |
수입,배급 누리픽쳐스
등급 15세 관람가 |
시간 76분 | 2006년 2002년 루마니아의 한 교외에 모녀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닷새 후, 그와 멀지 않은 곳에서 두 남녀의 변사체가 잇달아 발견된다. 연쇄 살인 사건으로 충격에 빠진 루마니아인들은 그러나 범인이 밝혀지자 더욱 큰 충격에 휩싸였다. 범인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물이었다. <뎀>은 이 루마니아 연쇄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모녀가 탄 차가 한적한 시골 숲길을 달리고 있다. 길 위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체가 갑자기 나타나자 차는 핸들을 꺾고 나무에 가 처박힌다. 그리고 모녀는 흔적 없이 사라진다. 며칠 뒤 루마니아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교사 클레멘타인(올리비아 보나미)이 그 숲길을 지난다. 외딴 숲 속에 연인 루까(미카엘 코엔)의 집이 있기 때문이다. 폭우가 쏟아지는 그날 밤, 클레멘타인은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깨고 곧 누군가 저택에 침입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금부터 클레멘타인과 루까, 그리고 침입자들의 치열한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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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 Ils ⓒ프레시안무비 |
<뎀>은 인위적인 조명을 사용하는 대신 현장의 빛만을 이용, 거칠게 촬영됐다. 그리고 빛이 없어 뻑뻑하고 갑갑한 영상은 쫓기는 자의 막막한 심정을 생생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여기에 핸드 헬드로 찍은, 시종일관 흔들리는 화면은 주인공들의 불안감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침입자가 움직일 때마다 '쩌르릉'거리며 귀를 울리는 섬뜩한 소리도 공포심을 적잖이 자극한다. <뎀>의 공포는 살인의 잔혹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보다 정체 모를 대상에게 쫓기는 자가 느끼는 극도의 불안함에 더 맞닿아 있다. 문제는 영화가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해서만 너무 노력했다는 데 있다. 76분이라는 짧은 상영 시간 안에 공포감을 만들어야 하는 <뎀>은 초반부터 시종일관 관객을 겁주기 바쁘다.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클레멘타인과 루까의 탈출극'은 길고 지난해 관객을 무섭게 하기보다 지치게 하고, 처음엔 공포스럽던 효과음들도 영화 내내 반복돼 그저 시끄럽게 느껴질 뿐이다. <뎀>의 최대 반전인 범인과 살인 동기가 밝혀지는 순간도 밋밋하다. 공포영화에 눈 밝은 관객이라면 대략 중반을 넘기며 범인을 짐작해낼 수 있다. '그들'이 범인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그들이 '살인 놀이'를 즐기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어쩌면 <뎀>은 진정 공포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 살인이 '놀이'로 인식될 수 있는 사회 자체가 <뎀>이 보여주는 공포스런 어떠한 영상보다 더 섬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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