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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 홍상수와 손잡고 '스크린 정복'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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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고현정, 홍상수와 손잡고 '스크린 정복' 노린다

영화 <해변의 여인>의 홍상수 감독 & 고현정 릴레이 인터뷰

홍상수 감독의 일곱 번째 영화 <해변의 여인>이 4월 17일 서울쉐라톤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홍상수와 고현정의 만남'만으로 최고의 화제를 낳고 있는 <해변의 여인>은 '봄바다로 여행을 떠나 하룻밤을 같이 보낸 30대 남녀의 동상이몽(同床異夢) 로맨스'라는 내용 이외에 아직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봄꽃이 만발한 야외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는 영화사 봄의 오정완 대표,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고현정, 김승우, 송선미, 김태우가 함께 했다. 고현정은 연기 생활 16년 만에 <해변의 여인>으로 첫 스크린 나들이를 한다. 완성된 시나리오 없이 작업하기로 유명한 홍상수 감독은 <해변의 여인>에서도 시나리오도 없는 상태에서 캐스팅을 끝냈다. 그동안 영화 내용을 요약한 20~30페이지짜리 트리트먼트로 배우들을 캐스팅했다는 홍상수 감독은 이번 영화에선 트리트먼트조차 준비하지 않았다. 네 배우 모두 홍상수 감독에 대한 믿음 하나로 '하겠다'고 입을 모은 것.
<해변의 여인> 제작발표회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홍상수 감독 영화의 '팬'이었다는 고현정은 출연 제의를 받자마자 "행복했고, 영광이라고 생각해 그저 감사합니다"라고 답했고, 일본에서 한창 영화 촬영을 하고 있던 김승우는 "국제전화라 감이 좋지 않아서 잘 들리진 않았지만, 홍 감독님의 '목숨 걸고 열심히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말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 송선미는 "작가주의 감독과 일하고 싶어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이후 홍상수 감독과 두 번째 작업을 함께 하게 된 김태우는 "해라, 하셔서 '예'"라고 답했다며 홍상수 감독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고현정은 <해변의 여인>에서 단아하고 청순한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자유롭고 활달한 30대 초반의 싱어송라이터 김문숙을 연기한다. 하지만 아직 촬영에 들어가지 않은 고현정은 "김승우 씨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은데 그 외엔 어떤 캐릭터인지, 어떤 이야기인지 잘 모른다"고 말하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한때 촉망받던 영화감독 김중래 역의 김승우는 "김태우 씨와 여행갈 계획을 짜는 내용의 한 신을 찍었다. 내일 여행을 떠난다"고 밝혔지만, 그 역시 영화에 대해 뚜렷하게 알고 있는 건 없는 상태다. 홍상수 감독은 <해변의 여인>에서도 현장에서 그때그때 시나리오를 쓰며 생생한 느낌을 살려나가는 자신만의 작업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는 "매일 매일 작은 성공을 이루는 촬영이 되게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해변의 여인>은 영화사 봄과 홍상수 감독이 손을 잡는다는 것으로도 충무로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너는 내 운명><달콤한 인생><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를 만들어 온 영화사 봄과 홍상수의 조합이 잘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사 봄의 오정완 대표는 이 만남을 의외의 사건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홍상수 영화표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다. 어떤 방식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좋은 작품으로 더 많은 관객과 만나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해변의 여인>을 제작하는 입장을 밝혔다. 오정완 대표와 10년 우정을 쌓은 홍상수 감독 또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자' 하던 말이 씨앗이 돼 함께 하게 됐다. 나이 든 만큼, 배운 만큼 충실히 반영해 더 많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해변의 여인>은 영화사 봄과 홍상수 감독이 대표로 있는 전원사가 공동 제작한다. 총 30회 촬영 중 1회 촬영을 끝낸 <해변의 여인>은 올해 가을 개봉할 예정이다.
홍상수 감독 인터뷰
홍상수 감독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평소 고현정이라는 배우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TV 드라마를 보면서 느낌이 좋은, 좋은 배우라 생각했지만 함께 작업하게 될 줄은 몰랐다. 영화사 봄의 오정완 대표와 만나는 자리에서 고현정 씨를 처음 봤다. 처음 만나서 몇 시간 동안 영화 얘기만 정신없이 했다. 나는 배우 고현정에 대해, 고현정 씨는 내 영화에 대해. 개인적으로 배우를 볼 때, '감정 다발' 같은 걸 생각한다. 일종의 광섬유 같은 거지.(웃음) 광섬유를 보면 섬유 다발 안에 미세한 섬유들이 들어 있지 않나. 감정의 다발이 많은 사람이 있다. 고현정은 감정의 다발이 풍부한 사람이다. 감정의 다발이 꼬여서 매듭지어 지는 건 연기에서 감정을 끝마무리 짓는 것과 같다. 고현정 씨는 감정을 매듭짓는 품이 좋다. 직접 만나보니 어느 말 하나도 지루하지 않게 하는 신선한 사람이었다. 일하고 싶은 배우였는데 캐스팅 제의에 흔쾌히 응해 줘 고맙다. 얼굴만 쳐다봐도 그냥 좋다.(웃음) - 고현정을 캐스팅했을 때 부담도 적지 않았을 것 같다. 부담, 물론 있다. 하지만 매일 매일 작은 성공을 이루는 촬영이 되게 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잡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 - 평소 완성된 시나리오 없이 작업하는 스타일이다. 이번에도 그렇다고 들었다. 완성된 시나리오로 시작하지 않으니 캐스팅할 땐 20~30페이지짜리 트리트먼트를 보여준다. 그리고 '하실래요?' 물어보지. 너무 많은 걸 미리 보여주면 촬영을 해나가면서 캐릭터의 변화나 새롭게 발견해 채워나갈 거리가 떨어지기 때문에 트리트먼트를 보여준 후에는 바로 뺏는다.(웃음) 이번엔 네 배우 모두 다 트리트먼트도 보지 않고 하겠다고 했다. 고맙다. - 영화사 봄과 손을 잡았다. 의외다. 영화사 봄이 잘 만든 영화로 보다 많은 관객과 만나는 지점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영화로 많은 관객과 만나고 싶다는 기본 방침은 영화사 봄의 오정완 대표나 나나 같다. 오정완 대표와는 10여 년의 우정이 있다. 오 대표가 이 영화로 '떼돈 벌겠다' '명예를 위해 생돈 바치겠다' 이런 마음으로 함께 하자고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약간의 모험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 든 만큼, 배운 만큼 충실히 반영해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로 만들겠다. . 고현정 인터뷰
고현정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스크린 데뷔작이다. 왜 홍상수 감독인가. 예전부터 홍상수 감독 영화는 '팬'의 입장으로 좋아했다. 연기자 이전에 관객으로서 홍상수 영화 팬이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홍상수 감독 영화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정말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영화 제의를 받고 그저 행복했다. 고민도 하지 않지 않았다. 영광이라 생각했고, 그저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 배우 김승우 씨와 함께 작업한다. 김승우 씨와 연기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뵙고 싶었던 분이다. 유쾌하고 다정하고 농담도 잘 하시고.(웃음) 영화는 처음이라 어리둥절할 수 있는데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게 이끌어줄 수 있는 남자 파트너라는 생각에 기대가 크다. 아직 촬영은 해보지 않았지만.(웃음) -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 문숙 역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캐릭터인가. 어떤 캐릭터인지,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되어갈지 아직 모른다. 아직 한 신도 찍지 못했고 구체적인 내용도 알려주시지 않았다. - 홍상수 감독의 전작을 훑어 봤을 때, 노출 신이 상당할 듯하다. 생각만 해도 무섭다. 홍 감독님이 원한다고 해서 꼭 될 일은 아니지 않을까? (웃음) 하지만 역할에 부합하면 노출 신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갖고 있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마음도 물론 있다. 하지만 배우라는 본연의 자세에 충실하고 싶다. 소소한 개인 감정이 배우로서의 자세에 앞설 순 없지 않나. 첫 영화 하는 사람의 자세로 임하겠다. - 그동안 드라마만 해 왔다. 영화만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처음 영화를 하는 데 대한 두려움은 많다. 그림 일기를 끝내고 줄만 그어진 일기장을 선물 받은 기분이다. 무언가로부터 보호를 받다가 성인이 되어 나서는 느낌이랄까. 무작정 영화를 한다고 신나하고 매력에만 빠질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숙한 자세로 영화에 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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