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콧 데릭슨 |
출연 제니퍼 카펜더, 톰 윌킨슨, 로라 리니
수입,배급 소니픽쳐스릴리징코리아 |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119분 | 2005년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는 기독교 세계관을 근거로 악령이나 악마, 혹은 초자연적 현상을 소재로 다루는 오컬트 호러물이다. 제목만으로 오컬트 무비의 고전 <엑소시스트>(1973년 작)를 떠올리게 하지만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는 <엑소시스트>와 닮은 듯 하면서도 다른 작품이다. '귀신 들린 소녀'를 신비주의의 시선으로 그려낸 <엑소시스트>와 달리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는 신비주의적 관점과 함께 과학적 관점을 제시해 둘 사이의 팽팽한 시선 대립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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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 The Exorcism of Emily Rose ⓒ프레시안무비 |
1976년 독일. 꿈에 그리던 대학생이 된 에밀리 로즈(제니퍼 카펜터)는 기숙사 생활 도중 끔찍한 정신 착란에 빠진다. 그리고 새벽 3시마다 계속되는 착란 증상은 정도가 점점 심해진다. 발작과 환시, 환청이 시도 때도 없이 엄습해와 공부는 물론 일상생활 자체를 유지하기 힘들어진 에밀리 로즈는 병원을 찾지만 쇠약해진 육체와 피폐해진 정신은 알약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에밀리 로즈와 그녀의 가족이 마지막 방법으로 선택한 카드는 무어 신부(톰 윌킨슨). 무어 신부는 몸에 깃든 악령을 쫓아내는 엑소시즘 의식을 진행하고 에밀리 로즈는 엑소시즘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다. 에밀리 로즈를 죽였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무어 신부를 변호하는 이는 야심 많은 변호사 에린(로라 리니). 법정의 도마 위에 올라간 '에밀리 로즈 살인 사건'은 이제 신비주의와 과학의 시선을 오가며 기술된다.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는 귀신 들린 소녀의 기괴한 모습과 기행을 통해 공포심을 자극하는 덴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 그보다 엑소시즘을 둘러싼 신비주의와 과학적 시선의 팽팽한 대립에 더 큰 관심을 둔다. "악령이 들려 몸이 뒤틀린다"는 신비주의적 시각에 "몸이 뒤틀린 건 간질 때문"이라고 맞서고, "귀신이 들린 상태에서 여러 나라의 말을 했다"는 주장에 "에밀리 로즈는 원래 여러 나라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았다"로 맞받아치는 법정 공방은 여느 공포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흥미진진함과 긴장감을 부여해 영화를 찰지게 한다. 사실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에서 가장 무서운 건 에밀리 로즈를 연기한 제니퍼 카펜터의 연기다. "내가 본 배우 중 최고의 젊은 여배우"라는 로라 리니의 칭찬이 아니더라도 관객은 귀신들린 얼굴 표정과 마비돼 뒤틀린 제니퍼 카펜터의 몸을 통해 완벽한 엑소시즘을 경험할 수 있다. 야심 차고 냉정하지만 법정 공방이 진행되면서 알 수 없는 환영에 시달리며 흔들리는 변호사 에린을 연기한 로라 리니의 연기도 일품이다. 엑소시즘을 법정에 세워 '논리적으로 따져봐야겠다'고 야심 차게 마음먹었던 것과 달리 후반으로 가면서 '종교 영화'적 색채를 띠는 것이 아쉽지만, 그 순간에도 영화는 과학적 시선을 견지한다.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공포스러움과 잉마르 베리만의 영화 속 법정 신을 참고했다"는 스콧 데릭슨 감독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는 공포와 법정 스릴러를 우아하게 섞어냈다. 지난 해 9월, 미국에서 개봉해 3,02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는 1976년 독일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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