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성중 |
출연 최지우, 조한선, 최성국, 서영희
제작 화이트리시네마, 태원엔터테인먼트 |
배급 쇼박스
등급 12세 관람가 |
시간 105분 | 2006년 게임회사 젊은 CEO 민수(조한선)는 일뿐만 아니라 사랑에서도 잘 나간다. 빼어난 외모와 재력,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연애 기술을 두루 갖추고 있지만 민수는 '사랑 따윈 난 몰라' 부류다. 그에게 연애는 즐거운 놀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혜원(최지우)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느 비오는 날, 민수와 혜원은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다. 그리고 그 만남은 병원으로 이어진다. 건강 검진을 받으러 간 민수의 병실 옆이 혜원의 병실이었던 것.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혜원은 그 누구보다 밝고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다. 이런 혜원에게 민수는 점점 끌리고, 죽음을 눈앞에 둔 혜원은 민수의 사랑을 밀어내지만 사실 그가 싫지 않다. <연리지>는 민수와 혜원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민수의 친구 경민(최성국)과 혜원의 친구 수진(서영희), 혜원의 주치의 민과장(손현주)과 담당 간호사(진희경)의 사랑을 함께 엮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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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지 ⓒ프레시안무비 |
<연리지>는 전형적인 시한부 멜로드라마를 벗어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 불치병 환자 혜원에게서 슬픔과 아픔의 기운을 찾아내긴 쉽지 않다. 밝고 명랑하며 삶의 순간순간을 충실히 즐기는 혜원의 캐릭터는 로맨틱 코미디 속 인물과 더 가깝다. 영화의 또 다른 커플 경민과 수진, 민과장과 원간호사의 알콩달콩 코믹한 사랑도 <연리지>에 유쾌한 웃음을 더한다. 거기에 전라남도 벌교, 제주 우도를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은 영화를 로맨틱 멜로드라마에 더 가깝게 한다. 전형성을 벗기 위해 노력했지만 전반부의 유쾌한 사랑을 그리는 로맨틱 멜로와 후반부의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시한부 멜로가 성공적으로 얽히진 못했다. <연리지>는 두 주인공이 서로의 마음을 깨닫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에 아무런 설득력도 제시하지 못한다. 사랑에 철없던 민수는 혜원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찾지만, 이를 바라보는 관객은 민수의 사랑에 대해 '첫눈에 반했다' 이상의 이유를 찾기 힘들다. 조한선은 "사랑의 진정성을 깨달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민수'의 섬세한 감정변화가 마음에 들어서" 영화를 선택했다고 밝혔지만 <연리지>에서 민수의 '섬세한' 감정변화를 읽어내기란 쉽지 않다. 거기다 시종일관 밝고 명랑하고 씩씩하던 혜원은 갑자기 시들해져 인생을 다 알아버린 듯 굴고,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목 놓아 우는 가엾은 여인으로 탈바꿈한다. 나머지 두 코믹 커플의 좌충우돌도 기존 코미디 영화 속 커플과 전혀 다를 바 없이 그려져 새롭게 다가오지 않는다. 한류스타 최지우와 조한선을 내세운 <연리지>는 제작도 되기 전, 일본에 350만 달러에 선 판매됐으며 일본 만화 월간지 '쁘띠 코믹'에 동명 만화로도 연재되고 있다. <연리지>는 일본에서 4월 15일, 275개 스크린을 통해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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