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각본 유키사다 이사오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다나카 레나, 이토 아유미, 가시와바라 슈지, 이케와키 치즈루
제작 코가 슌스케 |
수입,배급 스폰지 |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110분 | 2004년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 지루해 난 기지개나 펴. 뭐 화끈한 일, 뭐 신나는 일 없을까'라고 외쳐본 사람이 어디 가수 자우림 뿐이겠는가.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항상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고, 드라마 같은 삶을 꿈꾼다. 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는 감독도 있다. <고><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연출한 유키사다 이사오는 어느 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소소한 우리네 일상을 담아낸 영화를 만들고 싶어졌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벗어나 '일상'에 뷰 포인트를 가져간 순간, 무료한 일상이 실제로는 수많은 이야기를 끌어안고 있다는 걸 발견한다. <오늘의 사건 사고>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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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건 사고 ⓒ프레시안무비 |
교토의 대학원에 진학한 마사미치(가시와바라 슈지)는 친구들을 불러 모아 집들이를 연다. 영화감독 지망생 나카자와(츠마부키 사토시)와 그의 연인 마키(다나카 레나), 나카자와의 소꿉친구 케이토(이토 아유미)는 마사미치를 만나기 위해 교토로 향하고, 여기에 다른 친구 몇 명이 더 초대된다. 케이토가 예전부터 점찍어 놓고 작업을 걸고 있는 가와치, 여자에게 인기가 없어 고민인 니시야마 등이 그들이다. 한편 그들이 모여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을 피해 도망가던 한 남자는 건물과 건물 사이, 46cm 사이에 끼어버렸고 자살을 결심하고 바다로 향하던 여고생은 해변에 밀려 올라온 고래를 발견한다. <오늘의 사건 사고>는 집들이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 사이에 '벽에 낀 남자'와 '좌초된 고래' 사건을 교차해 보여준다. 하지만 교차 편집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영화란 건 아니다. 무료하게 하루를 보내고 TV 채널을 휙휙 돌릴 때 잠깐 잠깐 지나는 뉴스의 한 자락처럼 에피소드 사이에 그저 '끼어' 있을 뿐이다. "나루세 미키오의 <부운>처럼 일상을 바라보는 담담한 시선을 담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오늘의 사건 사고>의 시선은 느긋하고 담담하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다. 정지한 듯 천천히, 그러나 세심하게 삶의 곳곳을 비추는 카메라는 우리의 일상이 의외로 흥미진진, 오밀조밀, 세심하게 짜여져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 그리고 뉴스에나 나오는 남의 이야기, 타인의 일상이 사실은 나의 삶과 미세하게 이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은근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소소한 일상을 그리고 있다지만 <오늘의 사건 사고>는 최고의 캐스팅을 자랑한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워터 보이즈>의 츠마부키 사토시가 <잼 필름즈- 저스티스> 편에 이어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과 또 한번 손을 잡았고,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릴리 슈슈의 모든 것>의 이토 아유미가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유쾌한 말썽꾸러기 케이토로 분했다. <배틀로얄>의 야마모토 타로, <피와 뼈>의 가시와바라 슈지는 물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이케와키 치즈루 등 일본의 젊은 배우들이 뽐내는 연기 대결을 보는 것도 <오늘의 사건 사고>를 즐기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가네시로 카즈키의 <GO>, 카타야마 쿄이치의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미시마 유키오의 <봄의 눈> 등을 영화로 옮긴 바 있는 '책 읽는 감독' 유키사다 이사오의 <오늘의 사건 사고> 역시 시바사키 토모카의 <오늘의 사건 사고>가 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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