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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와 여의도의 '스와핑', 국내 영상산업 몸집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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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와 여의도의 '스와핑', 국내 영상산업 몸집 늘린다

[특집] <연애시대>, <궁> 등 드라마에 영화 인력 대거 투입돼

SBS 월화드라마 <연애시대>가 지난 4월 3일 첫 방송 됐다. 이 드라마는 <왕의 남자>의 감우성과 <외출>의 손예진이 각각 4년과 2년 반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화제만큼 첫회는 예상대로 시청률 12.9%(TNS미디어코리아 집계 기준)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이처럼 <연애시대>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 건 스크린 스타의 브라운관 출연작이라는 이유만이 아니라 작품 자체가 '영화 같은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 <연애시대>는 영화 <찜>과 <하루> 등을 연출한 한지승 감독이 연출을,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박연선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연애시대>의 촬영장도 '영화 같다'는 얘기를 듣는데 드라마 현장 스탭의 80%가 영화 스탭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1, 2회가 방송된 <연애시대>는 두 주연배우의 호연과 더불어 영화 같은 영상미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을 마치고 시즌 2 제작을 발표한 MBC 미니시리즈 <궁>에도 영화 인력이 투입됐다. <혈의 누><내 마음속의 풍금>의 미술감독을 지낸 민언옥 감독이 미술을 맡았고, 영화의 CG에 해당하는 비주얼 이펙트를 <내츄럴 시티>의 민병천 감독이 맡아 작업했다. 또한 <텔 미 썸딩><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의 시나리오로 영화계에서 이력을 쌓아온 인은아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입헌군주제 체제의 한국, 궁을 배경으로 황태자와 황태자비의 알콩달콩 사랑을 그린 <궁>은 기존의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아름답고 유려한 영상미를 선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얻었다.
. 중견 박철수, 공포영화 전문감독 안병기도 뛰어들어 드라마 현장에 영화 인력이 늘어나는 것은 외주 제작 드라마가 늘어나면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하는 제작사의 의지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한정된 방송 전파를 따내기 위해 서로 치열한 경쟁을 해야하는 외주 제작사들로서는 방송사의 입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지금과 같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먼저 질적으로 뛰어난 드라마를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수준높은 영상미와 완성도를 추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전 제작을 시도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조명과 촬영 등 영화적 영상미에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영화 인력들이 드라마 현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16부 대본 모두 완고된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간 <연애시대>의 경우 하루 20~30여개의 신을 촬영하는 기존 드라마와 달리, 사전에 스케치된 콘티를 가지고 3~5개 신을 집중해 촬영하며 영상미를 다듬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촬영 방식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70% 정도 사전 제작을 끝내고 방송에 들어간 <연애시대>의 한지승 감독은 "영화에 뒤지지 않는 영상미와 극적 완성도를 갖춘 작품으로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연애시대 ⓒ옐로우 필름
영상미와 완성도를 꼼꼼히 따지는 드라마들이 늘어나면서 <연애시대>의 한지승 감독처럼 브라운관 나들이를 선언한 영화감독들도 늘어나고 있다. <301 302><학생부군신위><녹색의자>를 연출한 박철수 감독은 한중 합작 드라마 <비목어>의 연출을 맡았고, 공포영화 <가위>와 <폰> 등을 연출한 안병기 감독은 TV 영화 <어느날 갑자기>를 연출한다. . 팝콘필름에 이어 메이저영화사인 CJ도 드라마 시장에 군침 드라마와 영화가 만나는 지점에 '드라마 현장에 투입된 영화 인력'만 있는 건 아니다. 영화 제작사들이 드라마 외주 제작사가 되어 드라마를 직접 제작하겠다고 나섰다. 선두에 선 제작사는 팝콘필름. <연애소설><야수><청춘만화> 등을 제작한 영화사 팝콘필름은 이성재, 엄태웅 주연의 드라마 <천국보다 낯선>(가제)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드라마 제작에 나선다. 영화 투자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영화사 진인사 필름, MK 픽처스도 드라마 제작을 가늠해보고 있는 상황이다.
궁 ⓒ에이트픽스
방송 경험이 없는 영화 인력이 대거 드라마에 유입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드라마의 제작 시스템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촬영현장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서로 달라 촬영 중 종종 혼선이 빚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역으로는 드라마의 오랜 관습을 벗을 수 있는 신선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영화와 드라마의 만남이 기존 드라마의 소재와 영상, 스토리텔링 관습에 새로운 자극제가 될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지만 둘의 만남은 무엇보다 자본과 인력이 교류된다는 면에서 산업적으로 매우 주목할 만한 일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현재 시도되고 있는 몇몇 영화형 TV드라마의 성공여부에 따라 양자간의 융합은 점점 더 가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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