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일 강신호 전경련 회장 등 경제 5단체장과 부부동반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저와 장관들이 외국에서 높은 대접을 받고 많은 성과를 거둔 것도 기업 덕택"이라며 기업인들의 노고를 아낌없이 치하했다. 노 대통령은 또 "날이 좋아 청와대 구석구석 구경하면 좋았을텐데 아쉽다"며 "비 왔으니 (오늘 모임은) 무효다. 다시 한번 초청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 회장은 이날 중소기업인들을 위한 대통령 특강을 부탁하고, 강신호 회장은 "날이 좋아지면 필드에서 모셨으면 좋겠다"며 골프 회동을 제안하는 등 경제단체장들도 대통령과 한결 가까워진 마음의 거리를 숨기지 않았다.
***재계 "현대차 수사 신속히 끝났으면"…노대통령 "지켜보고 있다"**
특히 강신호 회장은 이날 현대차 그룹 비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신속히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요청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국가기관으로서 검찰이 (수사) 속도나 그런 부분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잘 하시지 않겠냐"며 "특별히 청와대나 정부가 이떤 걸 가지고 하는 게 아니다"며 '재벌 길들이기' 등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노 대통령은 또 "사전에 의도나 정보를 갖고 있는 게 없어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번 수사가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게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노대통령 "우리 기업들이 위대하다"**
이날 노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의 활동에 대해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기업에 대해 특별한 생각이나 거리를 둔 적은 없었다"며 "기업이 사회의 핵심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원천이라는 생각은 항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기업에서는 초기에 '(대통령이) 친기업적이 아닌게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해외 나가보면서 여러 기업 활동 보고를 받고 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위대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자신에 대한 '오해'에 대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저나 장관들이 외국에서 높은 대접을 잘 받고 (해외 순방을 통해) 많은 성과를 거두게 된 것도 기업과 기업인들이 끊임없이 도전 정신으로 시장을 개척해온 덕택"이라며 "계절이 바뀌는 것을 제일 먼저 아는 게 기업가, 그 다음이 정치인, 제일 늦게 아는 사람이 학자들"이라고 주장했다.
***'골프 회동' 제안하자 노대통령 "날 좋아지면 보자"**
이에 기업인들도 화답했다. 이수영 경총회장은 지난달 28일 있었던 노 대통령의 대한상의 특강과 관련해 "다음날 신문을 보고 갸우뚱했다"며 "대통령의 고충을 좀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도 "많은 분들이 그동안 언론보도가 말씀하신 것과 서로 다르게 나왔다고 하더라"고 거들었다.
김용구 중기협 회장은 "4-5월 중에 중소기업인들 대상으로 특강을 한번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단일 주제를 선정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보라"며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강신호 회장은 "날이 좋아지면 필드에서 모셨으면 좋겠다"며 골프회동을 제안하자 노 대통령은 "날 좋아지면 그 때 한번 봅시다"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오늘 비가 왔으니 무효다"며 "다시 초청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재계와 만남의 자리를 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반주로 막걸리를 쓴 것에 대해 "처음에는 복분자주로 하다가 최근에 쌀 수입 개방 문제 때문에 쌀을 좀 소비하도록 해야겠다고 해서 막걸리로 바꿨다"며 "청오대 특성이 맛 없다고 할 때까지 계속 나오는 것이니까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날 3부요인 및 헌법기관장과 만찬간담회에서도 반주로 막걸리가 나왔다.
노 대통령은 최근 아프리카 순방길에 경제4단체장을 특별기에 동승하게 하고, 대한상의 특강을 가진데 이어 이날 경제5단체장과 부부동반 오찬간담회를 갖는 등 재계와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앞으로 노동계도 만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여건이 되면 그런 만남은 자주 하시게 될 것"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날 오찬간담회에는 강신호 전경련 회장, 이수영 경총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김용구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이희범 무역협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정부에서는 한덕수 경제부총리,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청와대에서는 이병완 비서실장, 김병준 정책실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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