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이번엔 멀티플렉스와 전쟁?

[충무로 이모저모] 입장권 수익 배분 놓고 갈등 고조

'한국영화산업합리화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지난 2월 23일과 28일, 서울시 극장협회(대표자 이창우)와 3개 멀티플렉스 업체를 각각 공정거래법 위반을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추진위는 "최근 서울시 극장협회가 외국영화에 대한 극장과 배급사 간 부율을 기존의 40:60에서 50:50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힌 것은 극장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작사에 부당한 요구를 한 증거"라고 주장하고, 멀티플렉스 업체를 향해서는 "그동안 지속적인 협의를 요청했지만 멀티플렉스 측이 공식적인 답을 미룬 채 협의를 묵살해 왔다"고 말했다. 또한 추진위는 이번 공정거래법 제소를 시작으로 극장측의 부당한 행위들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률적, 제도적, 정책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소와 관련, 추진위는 극장 측, 특히 CGV,메가박스,롯데 등 국내 3대 메이저급 멀티플렉스에 한국영화에 대한 극장과 배급사간 부율을 50:50에서 외국영화에 대한 부율처럼 40:60으로 조정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멀티플렉스 측은 추진위측 요청과 달리 한국영화에 대한 부율은 그대로 유지하되 외국영화에 대한 극장과 배급사간 부율을 50:50으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대 멀티플렉스의 하나인 CGV용산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부율은 입장권 수익을 놓고 극장과 배급사(투자사와 제작사를 포함시키는 개념)가 나누는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극장 측은 한국영화에 대한 수익에 있어 외화보다 더 높은 부율을 유지해 왔다. 국내 영화 제작사들은 이에 대해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이 외화에 비해 월등히 높아진 지금, 부율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왔었다. 예를 들어 <왕의 남자>의 경우 입장료 7000원 기준으로 천만 관객을 모았을 때 기존의 부율대로라면 극장과 배급사는 350억씩 나누어 갖게 되지만 40:60으로 조정할 경우 극장은 280억, 배급사는 420억원을 갖게 돼 큰 차이가 나게 된다. 따라서 이 부율 문제는 입장권 수익을 둘러싸고 극장과 영화사 간에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히는 것으로 비율의 조정 여부를 둘러싸고 큰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추진위가 서울시 극장협회를 제소한 사항은 ▲개별 영화관 운영업자들과 배급사, 제작사 및 투자사 간의 경쟁 부당 제한 행위(제26조 1항 1조)와 ▲구성 사업자(개별 영화관 운영업자)의 사업 내용 또는 활동의 부당 제한 행위(제26조 1항 3조) ▲거래조건 등에 대한 부당한 공동 행위(제19조 1항 1조)에 관한 것 등이다. 멀티플렉스를 제소한 사항은 ▲일방적인 영화 관람료 할인 및 그로 인한 손해를 강요하는 등의 거래상 지위 남용(제23조 제1항)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