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극장협의회, '현행 스크린쿼터 준수' 결의**
2일 오전 서울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서울지역 주요 극장 경영자들과 정동채 문광부 장관,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극장 경영인 대표 당정 간담회'(이하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창무 서울시극장협회장(전 허리우드 극장 대표)은 "한·미 FTA협상을 통해 스크린쿼터가 종전의 146일에서 73일로 축소되더라도 한국영화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현재의 스크린 수를 그대로 유지하겠다" 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그는 "협회 산하 회원사들이 대부분 이런 입장에 동의했으며, 강제성을 띤 것이 아닌 자율 준수방침" 라고 덧붙였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서울극장 등이 이와 같은 결의문을 내는 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인 배급망을 확보하고 있는 이들 극장이 이와 같은 방침에 따른다면, 전체 극장 중 60% 이상이 한국영화 상영일수를 종전과 같이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극장주들도 답답하다"**
이날 서울시극장협회 최백순 상무는 "대부분의 극장에서 한국영화의 평균 상영일수는 현재의 의무상영일 수인 146일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그럼에도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극장이 대단한 이익을 얻는 것처럼 알려져 있다. 한국영화 상영일수에 관한 결의문은 이런 오해에 대해 답답함을 느낀 일부 회원사들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간담회의 배경을 설명했다.
***맞장구 치는 당·정, 환영의 목소리**
이 자리에 참석한 당·정 관계자들도 극장 경영자들의 이와 같은 선언에 대해 한 목소리로 환영했다. 이광철 열린우리당 한국영화발전 태스크포스팀(TFT) 간사는 "극장업계가 자율적으로 '한국영화를 현행대로 140일 이상 걸겠다'고 결의한 데 대해 문광부와 여당은 대단히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도 "한국의 영화인들을 위해 매우 잘된 일"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엇갈리는 반응, "공허한 이벤트일 뿐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발언들에 대해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양기환 대변인은 "언급할 가치도 없다"며, 한마디로 일축했다.
그는 "CJ CGV를 비롯한 상당수 극장주들이 헐리우드 영화사와 손을 잡고 있다. 신뢰할 수 없는 발표라고 본다. 더구나 문화 주권을 지키기 위해 스크린쿼터를 보호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이 간단히 뒤집어지는 상황에서, 민간기업 대표들의 구속력 없는 선언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되물으며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대해 끓어오르고 있는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정부와 극장 경영자들이 벌인 이벤트에 불과하다. 한국 영화 발전은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제쳐 놓은 채 공허한 이벤트에 몰두하는 정부의 태도가 안타깝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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