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프랑수아 오종 |
출연 멜빌 푸포, 잔 모로 |
수입,배급 스폰지
등급 18세 이상가 |
시간 77분ㅣ2005년 온몸에 암세포가 퍼져 사형선고를 받은 젊은 패션 사진작가가 홀로사는 할머니를 찾아간다. 가족은 물론 애인에게조차 자신에게 남은 생명이 석달뿐이란 사실을 이야기하지 못했던 그가 할머니 앞에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눈물을 떨군다. 할머니는 손자에게 "왜 내게는 말을 하는거니"라고 묻는다. 손자는 대답한다. "할머니도 나와 같은 처지이니까요." 할머니는 자신처럼 죽음을 목전에 둔 손자를 바라보며 말한다. " 오늘 너와 같이 죽고 싶구나." <타임 투 리브>는 세상에 대해 보다 담담해진 프랑수아 오종감독의 시선과 무르익은 연출력을 보여주는 영화다. 한시간 반이 채안되는 러닝타임 안에 죽음을 맞이한 젊은이의 고통과 상실감, 그리고 자신이 떠나간 후 세상에 대한 새로운 희망까지 짜임새있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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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투 리브 ⓒ프레시안무비 |
오종에게서 이제는 '악동'이란 수식어를 확실하게 떼어내야할 것같다. 이미 전작' 사랑의 추억'에서 남편의 갑작스런 실종(또는 사망)으로 인해 극도의 배신감과 혼란, 공허감을 겪는 중년여성의 심리를 그려냈던 오종은 이번 영화에서는 자기자신의 죽음 앞에 선 한 인간의 내면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변에서 시작해 해변으로 끝나는 장면은 '사랑의 추억'에서 홀로 남은 부인이 남편의 환영이라도 본 듯 헛헛한 걸음으로 바닷가 모래사장을 달리는 마지막 장면과 정확한 댓구를 이룬다. 실제로 두 작품은 오종의 '죽음 3부작' 시리즈로, 그는 마지막 편에서는 자식의 죽음을 겪는 부모를 그릴 예정이다. <타임 투 리브>는 죽음을 홀로 준비하는 남자란 소재와 절제된 감정표현이란 점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를 연상케한다. 그러면서도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처럼 잔인할 정도로 진실된 대사가 영화 곳곳에 비수처럼 포진해 있다. 주인공 게이 사진작가 역의 멜빌 푸포는 영화 중반에 확연히 마르고 허약해진 몸으로 진짜 환자와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열연했다. 할머니역의 잔 모로도 관록의 배우답게 출연분량은 적지만 영화 속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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