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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 구하는 참여연대 "자립 원칙 지키게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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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 구하는 참여연대 "자립 원칙 지키게 도와달라"

4월 '안국동 시대' 마감…새 사무실 마련 캠페인

'안국동 175번가의 기적'. 지난 12년간 참여연대가 일궈낸 '기적'같은 일은 참으로 많다. 최근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정말 끄덕하지도 않을 것 같던 삼성 이건희 회장이 사재 8000억 원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나선 것도 그 중 하나다. 그 밑바닥엔 지난 1998년 소액주주운동으로 시작된 참여연대의 끈질긴 문제제기가 있었다.

그런데 그 진의가 무엇이든 간에 '견제 받지 않는 절대권력'이던 삼성으로부터 8000억 원을 내놓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게 만든 일등공신인 참여연대가 요즘 '돈' 문제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참여연대, 올 4월 '안국동 시대' 마감해야**

참여연대는 지난 8년간 세 들어 살던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무실을 4월 말까지 비워줘야 한다. 참여연대는 종로경찰서 맞은 편, 지하철 안국역에서 1분 거리에 있는 빨간 벽돌 건물 2층 일부와 3층 사무실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하지만 재개발로 더 이상 사무실을 사용하기 어렵게 돼 당장 '급전'을 구해야 하는 형편이다. 그간 건물주의 배려로 서울 중심가의 160평 규모 사무실을 보증금 2억2000여만 원, 월세 500여만 원이라는 시세에 훨씬 못 미치는 비용을 주고 사용해 왔다.

인근에서 비슷한 규모의 건물 시세를 알아본 결과, 임대를 할 경우 지금보다 월 1500만 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건물을 구입할 경우 25억~3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참여연대의 한해(2004년의 경우) 수입은 회비 수입 9억여 원, 사업 수입 1억5000여만 원, 부정기후원금 3억2000여만 원 등 14억3400여만 원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연말 긴급히 소집된 운영위원회를 통해 참여연대는 새로운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참여연대 베이스캠프 프로젝트- 희망 1번지, 문패를 달아주세요' 캠페인(http://basecamp.peoplepower21.org)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시민단체들의 최대 고민…안정적 공간 확보**

시민단체에게 '돈'은 항상 어려운 문제다. 권력 감시 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에게 '도덕성'은 생명과도 같기 때문이다. 참여연대가 정부 지원금을 한푼도 받지 않는 것, 회비에 의한 재정자립을 추구하는 것, 또 후원금 상한액을 300만 원으로 제한해 고액 후원을 받지 않는 것 등이 그에 해당한다. '외풍'과 '외압'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선 스스로 떳떳해야 한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4월까지 당장 마련해야 하는 돈에 대해서도 "소수의 고액 후원자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기존 원칙을 고수하기로 했다. 그래서 상근자가 전부 매달려 9500여 명 회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사정을 알리고 있다. 다행히 회원들이 모두 흔쾌히 후원을 약속하고 참여연대의 급한 사정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회원도 과거에 비해 훨씬 빨리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사실 이 같이 활동을 위한 안정적인 사무실을 마련하는 문제는 참여연대만의 고민이 아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건물주의 임대료 인상 요구나 건물 재개발 때문에 어떠어떠한 시민단체가 거리에 나앉게 됐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 온다. 특히 시민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어야 한다는 '접근성' 문제를 고려할 때 도심에서 멀리 벗어날 수도 없어 빠듯한 살림에 임대료는 더 큰 부담이다. 시민단체들이 1960년대 종로 YMCA 부근, 70∼80년대 종로 5가, 90년대 돈암동, 2000년대 초 성북구 등 점차 외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도 임대료 문제 때문이다.

물론 1990년대의 시민사회 발전기를 거쳐 2000년대에 들어선 뒤에는 자기 건물을 소유하는 단체도 하나둘씩 늘고 있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시민단체의 맏형 격인 경실련만 해도 종로 5가, 중구 정동빌딩, 피어선빌딩 등으로 15년간 여기저기 전전하다가 지난 2004년에야 비로소 1000여 명의 후원자로부터 7억여 원을 후원 받아 종로구 동숭동 한국방송통신대 인근에 지상 4층 규모의 '내 집'을 갖게 됐다. 함께하는시민행동과 환경정의시민연대도 2002년 종로를 포기하고 성북구 삼선동에 자기 소유의 사무실을 마련했다.

참여연대는 '안국동 시대'를 마감하면서 사무실을 임대할지, 아니면 건물을 매입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전적으로 얼마를 모을 수 있느냐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12년이 그랬듯이 시민의 '힘'으로 안정적인 새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결코 의심하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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