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시행정부에 의한 인권 유린의 상징인 관타나모 미군기지 수용소에 갇힌 수감자들이 오랜 단식 투쟁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단식 수감자 몸무게 32kg…미군 "영양실조이나 임상학적으로는 안정적"**
알몸으로 서 있기, 잠 안 재우기 등 수감자들의 인권 유린이 심각한 상태로 알려진 관타나모 기지의 수감자들은 지난해 8월부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성탄절 즈음에 84명까지 늘어났던 단식 투쟁 참가자 수는 현재 22명으로 줄었으며, 17명은 튜브를 통해 강제 급식을 받고 있다고 관타나모 기지의 미군 관리는 밝혔다.
그러나 영국의 〈더 타임스〉는 미군에 의한 강제 급식에도 불구하고 단식 투쟁에 참가하고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의 수감자들은 죽어가고 있으며 강제로 입원당한 수감자들도 위험한 상태라고 22일 보도했다.
지난해 8월부터 단식 중인 2명의 예멘인 수감자들의 상태는 특히 심각하다. 수감자들을 위한 인권단체인 '리프라이브(Reprieve)'가 23일 공개할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2명의 수감자 중 한 명의 몸무게는 겨우 70파운드(약 32kg)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명의 사우디 출신 수감자들을 변호하고 있는 미국의 변호사사무실 '폴 웨이스'는 병원에 입원 중인 한 수감자의 건강 상태가 매주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는 병원 보고서를 받아왔다.
지난 달 관타나모 수용소를 방문하려 했던 '폴 웨이스' 소속 변호사들은 미군에 의해 병원 방문을 제지당했고, 미군으로부터 그들의 의뢰인들이 그들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말을 전해들어야만 했다. 그러나 관타나모 기지를 방문한 이들 변호사는 "우리는 그들의 상태가 매우 심각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수감자들은 당연히 우리를 만나고 싶어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관타나모 미군 기지의 대변인인 레제미 마틴 육군 중령은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수감자의 수를 밝히기를 거부했다. 마틴 중령은 단식 중인 수감자들이 '영양 실조' 상태이지만 '임상학적으로는 안정적'이라며 그들의 목숨이 위급한 상태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1미터 넘는 튜브 코에 꽂아 강제 급식**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단식중인 포로들은 코에 튜브를 꽂아 강제 급식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신문 〈옵서버〉가 지난 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영국 변호사들이 관타나모의 단식 중인 수용자들의 실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미군에 의한 강제 급식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옵서버〉는 수용소측이 강제 급식을 위해 몇몇 수감자들을 묶기도 했으며, 한 수감자는 신체의 여섯 곳이 묶여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강제 급식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1975년 세계의료협회가 도쿄회의에서 채택한 선언에 따르면 의사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강제급식을 해서는 안 된다. 미국 의사들도 세계의료협회에 가입되어 있다.
영국인 수감자인 쉐이커 아머도 강제 급식을 당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아머의 변호사인 클리브 스태포드 스미스 리프라이브 법률 국장은 아머에게 꽂혀 있던 튜브는 무려 43인치(약 110cm)에 달했으며 그 튜브로 인해 아머의 위는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아머는 공정한 재판이나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미국인들뿐 아니라 자신을 도와주기를 거부하는 영국 정부에도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약 500명의 이슬람 교도가 수용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 가운데 구체적인 범죄 혐의가 있어 기소된 사람은 아홉 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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