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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자의 비열한 '안정환 발목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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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자의 비열한 '안정환 발목잡기'

거액 이적료 노린 꼼수, 日 나카타 갖고 2천5백만불 벌어

월드컵때 우리 대표팀이 이탈리아를 이기자 골든골을 넣은 안정환 선수에게 인종주의적 폭언을 퍼부었던 페루자가 이번에는 높은 이적료를 노리며 안정환 선수의 잉글랜드 진출에 딴지를 걸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페루자의 이같은 행위는 앞서 일본 축구영웅 나카타를 다른 프로팀에 이적시키면서 2천5백만달러의 거액을 벌어들였던 경험에 기초한 것으로 알려져, 페루자의 도덕성 자체를 의심케 하고 있다.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페루자가 이같은 샤일록적 행위를 계속할 경우 이탈리아 제품 불매, 이탈리아 여행 거부운동으로 맞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페루자가 보내온 협박 공문**

페루자는 지난 11일 안정환의 매니지먼트사인 e플레이어에 "이미 메디컬 체크와 전지훈련 등 안정환을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하지만 7월28일까지 구단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국내·국제규칙에 의거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요지의 다분히 협박적 뉘앙스의 공문을 보내왔다.

페루자는 동시에 현재 안정환 선수 스카웃을 추진중인 잉글랜드의 각 구단에도 공문을 보내 "안정환의 이적협상은 우리 구단의 대리인을 통해달라"고 통고했다.

페루자의 이같은 행위에 대한 안정환 선수측 반응은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것이다.

안정환 선수는 이미 지난달말 국제사회에 페루자와의 결별선언을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 예로 독일 공영 ARD 방송은 지난달 26일 "안정환을 임대하고 있는 페루자가 안정환 선수를 완전 이적시킬 것을 제의했으나 안 선수는 영국이나 스페인 리그에서 활동할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한국-이탈리아전때 골든골을 성공시킨 안정환 선수를 방출할 의사를 표명했던 페루자가 지난 6월24일 갑자기 태도를 바꿔 안선수의 완전이적을 제의했으나 안 선수는 지난 2년간 자신을 교체 멤버로 묶어 두었던 페루자에서 다시 뛰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었다.

안정환 선수는 그후 국내외 언론인터뷰에서도 페루자의 완전이적 제의를 여러 차례 거부했었다.

***급여도 넉달째 안 준 페루자의 파렴치함**

이런 마당에 페루자의 협박성 공문을 받은 안 선수측은 크게 어처구니 없어 하며 페루자 주장의 위법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첫번째, 계약서상에 임대기간이 끝난 페루자가 안정환을 원할 경우 지난달말까지 이적료 1백60만달러를 지불해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두번째, 페루자는 안정환의 급여 역시 넉달간 주지 않았다.

세번째, 감독까지 수준 이하의 폭언을 하고 아직까지 사과도 하지 않는 마당에 페루자에 갈 수는 없다.

한마디로 말해 페루자의 주장은 아무런 법적 근거로 없는 생떼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안정환 선수측은 이에 국제축구연맹(FIFA)에 계약서 사본을 보내 페루자로부터의 이적을 위한 신분조회를 요청하는 등 구체적인 대응에 나섰다. 안정환 선수는 "어떤 악조건이 되더라도 페루자에는 결코 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자 FIFA부회장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도 안정환 지원사격에 나섰다.
중국방문을 마치고 12일 귀국한 정몽준 회장은 "임금도 늦게 지불하고 재계약 여부에 대한 통보도 전혀 하지 않다가 안정환이 월드스타로 뜨자 그때서야 액션을 취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며 "선수가 결코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해결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으며 FIFA를 통해서도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안정환 이적료 노린 '속 보이는 사과'**

페루자의 파렴치한 행위는 그러나 이미 지난달말 예고된 것이었다.

안정환이 이탈리아전에서 골든골을 넣으면서 이탈리아가 16강전에서 탈락하자, 페루자 구단주 루치아노 가우치는 지난달 20일 이탈리아 민간방송 '라7'과의 인터뷰에서 "안정환은 팀에서 아무런 하는 일도 없이 부자가 됐으며 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 축구를 망쳤다"며 완전방출을 선언했다. 그는 "안정환의 골은 이탈리아에 대한 범죄행위"라는 극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가우치의 이 망언은 당연히 국제적 파문을 불러일으켰고, 아시아축구협회의 경우 안정환을 방출할 경우 페루자에 아시아선수들이 입단하는 것을 원천봉쇄하겠다고 강력경고했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가우치 구단주 아들인 알레산드로 가우치 부구단주는 다음 날인 21일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의 발언은 이탈리아 언론의 과장보도로 인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아버지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 한국민들에게 죄송하며 안정환과 다음 시즌까지 계약을 연장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페루자 부단주의 해명이 나오자, 일각에서는 "사과의 진위가 잘못된 행위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안정환 선수의 급등하는 '몸값'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전에서의 동점골, 이탈리아전에서의 역전골로 당시 안정환 선수의 몸값이 폭등하고 있었던 만큼 안정환의 발목을 잡을 경우 예상되는 거액의 이적료를 노린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였다.

실제로 안정환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었다.

한 예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월드컵 직후 스포츠에이전트 제롬 랜더슨의 자문을 받아 이번 월드컵대회에서 가장 몸값을 많이 올린 선수 12명을 선정, 발표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안정환의 몸값은 대회전 50만파운드(약 10억원)에서 5백만~6백만파운드(약 1백억~1백20억원)로 10배 이상 오른 것으로 평가했다.

페루자의 속셈을 의심케 만든 대목은 페루자가 이미 일본의 축구영웅 나카타 히데요시 매각을 통해 거액의 이적료를 챙긴 전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페루자는 98년 일본의 나카타를 헐값에 입단시켰다. 그리고 그로부터 2년뒤인 2000년 1월 나카타를 이탈리아 AS로마로 이적시키면서 무려 2천5백만달러(3백억원)의 이적료를 챙겼다.

나카타 이적 얼마 뒤인 2000년 7월 안정환을 임대료 30만달러, 연봉 35만달러의 헐값에 임대선수로 받아들였던 것도 앞으로 발생하지도 모를 높은 이적료를 겨냥한 것이었다.

페루자는 몸값이 금값이 된 안정환의 발목을 잡음으로써 거액의 이적료를 챙기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 제품 안쓰기, 이탈리아 관광 안가기 운동 벌여야"**

페루자의 파렴치한 행위가 알려지자, 국내 축구팬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차제에 페루자는 물론 이탈리아에 대해서도 명백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급속히 힘을 얻어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금도 이탈리아인들은 각종 인터넷 매체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패배가 심판매수 때문이라며 각종 주의주장을 퍼트리고 있다"며 "페루자의 이번 행위를 계기로 이탈리아에 대한 국민적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이탈리아와의 교역에서 각종 이탈리아제 고급 소비품 수입과 이탈리아 관광으로 만성적인 경상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차제에 범국민적인 이탈리아 제품 안쓰기 운동, 이탈리아 관광 안가기 운동을 펼침으로써 쇼비니즘적이고 샤일록적인 행위를 하면 국가적으로 어떤 손실을 보게 되는가를 이탈리아인들이 절감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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